여야, 4차 추경 합의..통신비 축소·중학생 15만원 지원금(종합)

장은지 기자,한재준 기자 2020. 9. 2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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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10시 본회의 목표..여야 추석 전 집행 절박함 공감하며 합의 도출
여당, 통신비 만13세 이상 지원에서 양보..야당도 전국민 독감 무료접종 고집 접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2020년도 제4차 추가경정예산안 합의사항 발표에서 합의문에 서명한 후 합의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성호 국회 예결위원장,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추경호 예결위 간사. 2020.9.2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한재준 기자 = 여야가 22일 4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전격 합의했다. 추석 전 추경 집행이라는 절박함에 따라 국회 제출 11일(심사일수 기준 10일)만에 처리하는 기록을 쓰게 됐다. 야당이 반대한 통신비 지원 대상을 축소하고 대신 중학생까지 돌봄사업을 확대한다. 총액은 정부가 제출한 원안 7조8000억원에서 약 200억~300억원 감액했다. 국채 발행을 최소화하자는 원칙이 반영됐다.

이에따라 국회는 이날 저녁 본회의를 열고 4차 추경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여야는 각각 만 13세 이상 통신비 2만원 지급과 전국민 독감 백신 무료접종을 두고 대치해왔지만, 일부 수정을 통해 절충점을 찾았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여야 4차 추경안 합의문을 발표했다. 여야 합의문에 따르면 통신요금 지원사업 대상을 당초 만 13세 이상 전 국민에서 만 16~34세, 만 65세 이상으로 조정했다. 지원대상을 줄여 5206억원을 삭감했다.

의료급여 수급권자(70만명), 장애인연금·수당 수급자(35만명) 등 취약계층 105만명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무상 예방접종을 위한 예산은 증액하기로 했다. 전국민 20%(1037만명)에 대한 코로나 백신 물량 확보를 위한 예산도 증액한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소득이 감소한 법인택시 운전자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지역고용대응 등 특별지원사업 예산 증액을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

당초 초등학생 이하 아동에게 1인당 20만원씩의 아동특별돌봄비를 지원하려던 계획을 중학생까지 확대해 13~15세 아동에게 비대면 학습지원금 15만원을 지원한다.

정부방침에 적극 협조한 집합금지업종인 유흥업종과 콜라텍 대상 소상공인들에 대한 새희망자금 200만원 지급에도 합의했다. 또한 의료인력 등의 노고 보상 및 재충전을 위한 상담·치유, 교육·훈련비용을 179억원 규모로 지원하기로 했다.

사각지대 위기아동 보호 강화를 위한 상담시설 보강, 심리치료 인프라 확충, 아동보호 전담요원 조기배치 등을 위한 예산도 반영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인천 '라면화재' 사건으로 사각지대 위기아동에 대한 보호 필요성이 긴급하게 대두된 데 따른 결정으로, 여야 합의를 통해 이 사업에 47억원을 추가 반영했다.

여야는 추석 전 추경 집행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절박함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 15분 가까스로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여야는 이날 늦어도 밤 10시 전에는 본회의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추경안 국회 제출 11일만, 심사 10일만에 추경안을 국회서 통과시키는 기록도 남기게 됐다. 올해 네차례의 추경을 놓고보면 최단 기록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간사(오른쪽)와 추경호 국민의힘 간사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4회 추경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0.9.2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합의문 발표 후 "코로나 상황이 엄중하고 국민들이 힘들어하니 추석을 앞두고 빨리 도움을 드리는 방안을 최종적으로 마련하고자 어제 오늘 밀도 있게 협의해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정청이 입장을 강하게 견지하다가, 국민 걱정하는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많은 사항을 수용해 주셔서 민주당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추 의원은 "통신비 2만원 문제가 제일 관건이었는데 원래 추경 편성시의 선택과 집중 정신을 살려 통신비 지원을 청년층과 고등학생 이상, 어르신 중심으로 한정하자고 했고, 그 부분에서 재원이 5000억원 이상 삭감 재원이 나오면서 예결소위에서 여야 의원들이 함께 주장한 사업들이 대거 들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통신비 지급 대상을 축소하는 것으로 여당이 한발 물러서면서 생긴 약 5000억원의 재원으로 여야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돌봄사업이나 백신 등의 재원을 늘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돌봄 지원대상을 기존 초등학생에서 중학생까지 확대한 것도 여야 협상 결과다. 박홍근 예결위 민주당 간사는 "중학교 학령기 아동에 대한 것은 긴급돌봄사업과 비대면 학습지원금을 통해 아동양육 한시지원금으로 15만원을 결정했고, 이는 야당에서 많이 협조해준 결과"라며 "고등학생까지 가면 돌봄사업이 너무 확대되는 것 아니냐고 해서 중학생까지 하되 지원금액은 차등을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흥업소 지원에 대해서는 "유흥을 장려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방역에 철저히 협조해준 분들이라 피해가 크고, 또 이분들을 지원하지 않으면 추후 다시 방역협조를 요청할 수 없지 않느냐는 여러 검토 끝에 새희망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됐다"고 했다.

독감 백신 무료 접종과 관련해선 국민의힘이 기존 주장을 일부 접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등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주호영 원내대표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어제 밤늦게 최종적으로 통화를 하면서 의견을 나눴다"며 "저희는 많은 분들에게 무료 접종을 확대하고자 했으나 의료진과 감염병 전문가들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나 시기적으로 이미 각 의료기관에 백신이 상당 물량이 보급이 돼있고 기존 보급체계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적극 반영해 의료급여 수급자 등 제한적으로 무료접종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했다.

한편 추석 전 4차 추경 집행을 강조해온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께 말씀드렸던 것만큼 통신비를 도와드리지 못한 것 죄송하다"며 "협의를 해 빨리 추경을 집행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어 불가피하다는 것을 국민들께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초 만 13세 이상 2만원 통신비 지급 대상을 축소한 것에 대한 언급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전기 발간 축하연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야당 제안 가운데 수용가능한 것은 수용하라고 제가 처음부터 유연하게 협상에 임하라고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누가 제안했건 합리적 제안은 수용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또한 "국민을 생각하면 많이 도와드리면 좋겠지만 한계도 있으니, 여야가 의견을 모아 시간이 늦지 않게 추경을 처리하기로 한 것은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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