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결승 직전 '쉽지 않겠다' 직감..좋은 멤버만으론 우승 못 해"

정혜정 입력 2020. 9. 21. 17:55 수정 2020. 9. 2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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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채널식빵언니 김연경 Bread Unnie 캡처]

11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배구 여제’ 김연경(32·흥국생명)이 지난 5일 막을 내린 컵대회에서 예상과 달리 준우승에 그친 소회를 뒤늦게 털어놓았다.

김연경은 20일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 김연경Bread Unnie’에 ‘코보컵 결승전 뒷이야기’라는 제목의 8분짜리 영상을 게시했다.

이날 영상에서 김연경은 동료 선수 김수지(33·기업은행), 양효진(31·현대건설)과 이달 초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회 개막 전부터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는 등 레프트 이재영, 세터 이다영에 김연경까지 합세한 흥국생명이 대회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실제로 흥국생명은 조별 리그부터 순위 결정전, 준결승까지 4경기 연속 무실 세트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GS칼텍스와 맞붙은 결승에서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결승전에서 김연경의 공격 성공률은 28.57%에 그쳤고 이재영의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김연경과 이재영에 의존한 이다영의 공격 패턴도 상대에 훤히 읽혔다.

흥국생명 김연경.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이날 김연경은 유튜브를 통해 “‘어우흥’과 같은 말들이 오히려 우리 팀에게 부담이었다”며 “‘한 세트만 따겠다’라는 생각으로 잃을 것 없이 덤비는 상대가 정말 무서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결승전 시작 전 오늘 경기가 쉽지 않겠다는 걸 직감했다”며 “코트에 나왔는데 상대 팀은 웃고 있었다. 우리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압박과 부담감에 즐기는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저쪽은 막 웃고 밝고 난리가 났었다”고 회상했다.

김연경은 “코보컵 2등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 많다”며 “준우승을 함으로써 많은 것을 얻었다. 팀도 더 돈독해졌고 대충 준비해서는 이길 수 없다는 걸 다시 느꼈다”고 했다.

이어 “열심히 하지 않으면 우승할 수 없다. 좋은 멤버만 가지고 우승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더 단단하게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시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결승전 직후 “처음부터 끝까지 GS 선수들이 공수 양면에서 그리고 분위기 면에서 앞섰던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한 바 있다.

박 감독은 “경기를 놓쳐 너무 아쉽지만 이 아쉬움이 좋은 약이 됐으면 한다”며 “시즌이 한 달 정도 남았는데 오늘이 헛되지 않도록 시즌 준비를 잘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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