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됐는데 간첩 누명쓰고 7년 옥살이.."유족에 10억 배상하라"

김규빈 기자 2020. 9. 1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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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조업 중 납북됐다가 귀환했으나 간첩으로 몰려 7년간 억울하게 옥고를 치른 어부의 유족이 약 10억원의 배상을 받게됐다.

재판부는 전씨의 불법구금 후 현재까지 47년이 지나 통화가치에 상당 부분 변동이 생긴 점, 지난 2월 전씨의 유족들이 8억원 상당의 형사보상을 수령한 점, 전씨와 전씨의 아내가 사망해 위자료를 자녀들에게 상속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총 10억원으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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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 결코 일어나선 안돼"
1968년 연평도서 조업 중 납북..구타 당하다 허위자백
© News1 DB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1960년대 조업 중 납북됐다가 귀환했으나 간첩으로 몰려 7년간 억울하게 옥고를 치른 어부의 유족이 약 10억원의 배상을 받게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부장판사 이광영 이재민 안현정)는 전씨의 자녀들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자녀 1인당 각각 2억105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전씨의 보편적 자유와 기본적 인권을 조직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발생한 특수한 불법행위"라며 "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씨는 지난 1973년 6월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 및 자격정지 7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과 대법원에서도 이 판결을 확정됐고, 전씨는 1980년 4월 만기 출소했다. 그는 16년 뒤인 1996년 세상을 떠났다.

재판부는 "전씨는 7년이 넘는 긴 기간 동안 수감되어 자유를 박탈당하는 등 큰 고통을 받았고, 수감기간 동안 좌익 제소자로서 직·간접적인 불이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씨의 아내 역시 남편이 사유도 모른 채 연행된 후 출소할 때까지 홀로 5명의 자녀를 양육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녀들도 청소년기에 아버지의 수감 등으로 충격적인 일을 경험하고 편모슬하에서 성장하면서 적지 않은 일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씨와 가족들은 출소 후에도 처벌전력으로 상당 기간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을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전씨의 불법구금 후 현재까지 47년이 지나 통화가치에 상당 부분 변동이 생긴 점, 지난 2월 전씨의 유족들이 8억원 상당의 형사보상을 수령한 점, 전씨와 전씨의 아내가 사망해 위자료를 자녀들에게 상속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총 10억원으로 책정했다.

전씨는 1968년 4월 출항해 동료 선원들과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조업을 하던 중 납북돼 7개월 만에 풀려나 목포항으로 귀환했다.

그러나 전씨는 간첩으로 몰리게 됐고, 1973년 3월 전씨는 해군목포지구보안대 수사관들에 의해 영장없이 불법 구금됐다. 이후 수사관들에게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하던 전씨는 허위 자백을 하게 됐다.

지난 2019년 유족들의 신청으로 열린 재심에서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중 상당수는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작성된 것으로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전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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