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건너뛰어도 겨우 분류 마쳐..올해만 7명 과로사
<앵커>
배송할 물량을 구역별로 나눈 다음에 그것을 차량에 싣는 것이 택배 분류 작업입니다. 코로나에다가 명절까지 겹쳐서 요즘처럼 물량이 확 늘어난 때에는 업무 시간의 절반 가까이를 이 분류 작업에 쓴다고 합니다.
이성훈 기자가 택배노동자들을 만나서 작업을 거부한 이유와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이른 아침, 택배회사 물류센터가 분류 작업을 하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상자들을 배송 구역별로 골라냅니다.
[추석 선물로 김, 한과, 식용유, 고기 그다음에 애들 장난감 이런 걸로 해서 한 20% 늘었어요.]
아침 7시부터 시작된 분류 작업.
평상시에는 오전 중에 차량에 싣는 작업까지 끝냈지만, 오늘(17일)은 점심을 건너뛰었는데도 오후 1시 반이 다 돼서야 겨우 작업을 마쳤습니다.
[(다 못 실어?) 간당간당해요.]
추석을 앞두고 배송 물량이 폭증하면서 한 번에 물건을 다 싣지 못할 때도 잦은데, 두 차례에 걸쳐 배송하면 퇴근 시간은 2시간 더 늦어집니다.
[김세곤/택배기사 : 평소에 (물량이) 300개 정도 왔으면 명절 때는 알 수가 없어요. 500개 올 수도 있고 600개 올 수도 있고. 늦게까지 하는 기사들은 4시까지 하는 기사도 있고. (새벽 4시요?) 그렇죠.]
택배기사는 업무 시간의 절반 가까이를 분류 작업에 쓰고 있지만, 배송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다 보니 분류 작업은 노동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흥재/택배기사 : 배송할 때만 수익이 생기니까. (분류 작업할 때는) 수입이 아예 없으니까 힘든 거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그래서 부당하다고 느끼는 거죠.]
코로나 이후 택배노동자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71시간이 넘었고, 올해에만 7명이 과로사했습니다.
자신도 과로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느낀 택배노동자는 10명 중 8명에 달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VJ : 정민구)
▶ "'공짜 노동' 택배 분류 못 하겠다"…추석 배송 멈추나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985406 ]
이성훈 기자sunghoon@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동료 보기 싫다” 운전석 가리고 운행하다 '쾅'
- '라임' 알린 김한석 “부도 0% 얘기에 8억 투자했는데”
- “믿고 샀는데”…최저가 업체에 후기 모두 몰아준 쿠팡
- LG화학 배터리 분사, 국민청원까지…개미들 '원성' 왜?
- 이번 추석 연휴, '추캉스'?…강원 · 제주 숙소들 꽉 찼다
- “목에 불 난 것 같다” 미국 산불 연기 피해 극심
- 25t 화물차 대롱대롱 매달리다 '쿵'…공장 정전
- “쌍꺼풀 수술 몇십만 원 이벤트”…심의 없는 '성형 앱'
- 쟁점된 秋 아들 '3차 휴가'…누가, 언제 연가 신청했나
- 故 오인혜, 사망 전 삭제된 SNS 글…담당 변호사 언급 '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