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국공 사장 해임건의' 내부선 시큰둥.."리더십 잃어"
"법리적 해석으로도 자신의 해임은 부당" 주장
국토부 자료 내고 '인국공 사태와 관련 없음'
정 총리 "직고용 정책 완벽했다 보기 어려워"
"집행하는 사람들이 좀 더 유능 했으면 아쉬워"
[인천=뉴시스] 홍찬선 기자 = 국토교통부가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 해임을 건의한 것에 대해 당사자가 크게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구 사장 해임이 추진되는 것에 내부 직원들은 어떤 대응을 할 지도 주목된다.
앞서 구 사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초 국토부 고위 관계자가 자진사퇴하라고 종용했고, 사퇴에 대한 이유는 듣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구 사장은 17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국토부가 자신을 해임을 건의한 만큼 이달 24일 열리는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출석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구 사장은 "국토부 해임 건에 대해 법무법인의 법리적 해석으로도 자신의 해임은 부당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구 사장은 향후 기재부 공운위에 출석할때도 변호인단과 동석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가 구 사장 해임 건의를 한 사유는 2가지이다. 작년 10월 국정감사 당시 태풍 위기 부실 대응 및 행적 허위 보고와 기관 인사운영의 공정성 훼손 등 충실 의무 위반이다.
앞서 작년 10월2일 국정감사에서 태풍 미탁이 북상하면서 여야 간사는 공공기관장들에게 현장대응을 주문하며 조기 이석 시켰다. 그런데 이날 오후 구 사장의 행적이 묘연해졌고 경기도 안양에서 23만원을 사용한 법인카드 내역이 확인되면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또 공사 직원의 직위해제 논란은 올 3월 불거졌다. 당시 팀장 인사에 탈락한 공사 직원이 구 사장과 임원들에게 항의메일을 보냈고 구 사장은 이 직원을 직위해제했다.
이에 대해 구 사장은 "태풍 대응은 당시 국정감사장을 이석하면서 (인천)공항으로 오던 중 태풍이 소멸돼 비상근무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직원 직위 해제건은 "해당 직원의 메일이 당시에는 신체적으로 가격을 당한 기분이었고, 이 같은 메일이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해 인사팀에 징계절차를 요구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의 감독기관인 국토교통부도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국토부가 구 사장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 등을 진행해 왔고 감사결과 관련법규 위반이 있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구 사장의 해임 건의안을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할 것으로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정책과 이번 사장 해임 건의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6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논란을 일컫는 이른바 '인국공 사태'를 두고 "대통령이 인천공항에 가서 정규직화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노동자들의 고용의 질을 향상 시키겠다는 큰 뜻을 말한 것인데 (중략) 그것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좀 더 유능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의 발언대로라면 구 사장의 해임이 정규직 전환과 연관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편 정부가 구 사장의 해임을 공식화 했지만 공사 직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공사 관계자는 "총체적 경영 실패다"라며 "(구 사장의 기자회견을 보고)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20년 넘게 공항에서 일한 직원이 메일 한통 보냈다고 직위해제하고 이 문제가 크게 벌어지니까 본인은 해임이 부당하다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공항의 특성상 구 사장은 CEO의 직무를 감당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서도 구 사장의 해임은 당연한 수순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국토부의 해임이 공식화 되면서 사실상의 리더십은 모두 잃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인선은 전체 직원이 만족할 수 없겠지만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공사 노조는 구 사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반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장기호 인천공항공사 노조 위원장은 "구 사장은 공항 내에서도 최고 인사권자이고 공사 사장으로서 품격을 유지해야하지만 (기자회견을 통해) 그렇지 못해 아쉽다"면서 "자리가 위태롭다고 해서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끌어드렸고, 공사 직원 직위해제와 태풍 미탁 등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은 구 사장 스스로가 정직하지 못한데 대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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