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이어 브루셀라병까지..중국 란저우서 3000명 확진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입력 2020. 9. 16. 18:42 수정 2020. 9. 1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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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국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에서 3000명 넘는 주민들이 브루셀라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생산공장의 부주의로 밝혀졌지만 코로나19에 이은 또 하나의 집단감염 사태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란저우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발병한 브루셀라병 집단감염 사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8일 중국농업과학원 산하 란저우 수의연구소에서 브루셀라병 집단감염이 확인된 후 이달 14일까지 란저우 주민 2만1847명을 검사한 결과 3245명이 브루셀라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7월24일부터 8월20일까지 중무(中牧) 란저우생물제약공장이 동물용 브루셀라병 백신을 생산하면서 사용기한이 지난 소독제를 사용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생산·발효시설에서 나온 폐기물이 제대로 살균되지 않았고 브루셀라균이 포함된 폐기물이 에어로졸 형태로 외부로 퍼졌다.

당시 해당 지역에 동남풍이 불었고 바람 방향에 위치한 란저우 수의연구소의 연구원과 지역주민 등이 흡입이나 점막 접촉 등의 방식으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제약공장과 수의연구소 간 거리는 약 500m에 불과하며, 공장의 반경 1㎞ 이내에 1만명 넘는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지난 1월 이 공장의 브루셀라병 백신 생산허가 등을 취소하고, 이 공장에서 생산된 동물용 백신 7종의 비준도 취소했다. 이 공장은 지난해 12월7일 브루셀라 백신 생산 작업장을 폐쇄했다. 공장 측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정부와 협력해 사후 조치와 보상 작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브루셀라병은 동물에서 인간으로 감염되는 인수 공통 전염병으로 일반적으로는 소와 양 등 가축을 통해 사람에 전염될 수 있다. 사람이 이 균에 감염되면 발열·두통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남성의 고환과 여성의 난소 등 생식계통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병 초기 당국의 늑장 대처와 축소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차이신주간에 따르면 란저우에 사는 40세 가오훙은 지난해 9월부터 관절통과 발열 증세를 보였지만 브루셀라병 확진 판정을 받는 데는 6개월 가까이 걸렸다. 이 때문에 치료 ‘골든타임’을 놓쳐 만성적인 난치성 단계로 진행됐다. 가오씨는 지난해 비슷한 증세를 보인 주민들이 많았지만 의료진이 브루셀라병 확진 판정을 꺼렸다고 주장했다.

현지 관계자들은 제약공장에서 유출된 브루셀라균이 6개월 내에 자연소멸될 약한 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차이신주간은 브루셀라균 양성 판정을 받은 주민 40명을 인터뷰 한 결과 이중 절반이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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