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철의 꽃이야기] 벌개미취·쑥부쟁이·구절초, 3대 들국화 간단 구분법
요즘 산이나 화단에선 국화처럼 생긴 연보라색·흰색·노란색 꽃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은 이 꽃들을 흔히 들국화라 부른다. 들국화라고 불러도 틀린 건 아니지만, 들국화는 가을에 피는 야생 국화류를 총칭이기 때문에 ‘들국화’라는 종은 따로 없다. 사람들이 들국화라 부르는 꽃들의 실제 이름을 불러보자.
들국화라 부르는 꽃 중에서 보라색·흰색 계열은 벌개미취·쑥부쟁이·구절초가 대표적이다(노란색 계열로 산국과 감국이 있다). 벌개미취·쑥부쟁이·구절초는 비슷하게 생겨 초보자들이 바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쑥부쟁이류도 그냥 쑥부쟁이, 개쑥부쟁이, 가새쑥부쟁이 등(맨 아래 사진)으로 세분해 놓아 고수들도 헷갈리는 어려운 꽃이다. 오늘은 벌개미취·쑥부쟁이·구절초 등 크게 세 덩어리를 구분하는 방법을 알아보겠다.
벌개미취는 도심과 도로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보라색 꽃이다. 이르면 6월부터 초가을까지 피는 꽃이라 요즘도 한창이다. 햇빛이 드는 벌판에서 잘 자란다고 벌개미취라 부른다. 원래 깊은 산에서 자라는 들국화였는데, 요즘은 원예종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해 잘 정착한 꽃이다. ‘Aster koraiensis’라는 학명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특산식물이다.
야산에 흔한 쑥부쟁이도 꽃은 연보라색이라 벌개미취와 비슷하다. 줄기가 쓰러지면서 어지럽게 꽃이 피는 경우가 많다. 쑥부쟁이라는 꽃 이름은 ‘쑥을 캐러 다니는 대장장이(불쟁이)의 딸’에 관한 꽃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벌개미취와 쑥부쟁이는 꽃만 봐서는 구분하기 힘들고 잎을 봐야 알 수 있다. 벌개미취는 잎이 10cm 이상으로 길고 잎 가장자리에 ‘잔톱니’만 있어 매끄럽게 보인다. 큰 것은 한뼘이 넘는 것도 있다. 줄기도 굵어 튼튼하다. 쑥부쟁이는 잎이 작고 아래쪽 잎에 굵은 톱니를 갖고 있다.
구절초는 흰색이 많지만 연분홍색도 있다. 구절초는 색깔이 달라 벌개미취·쑥부쟁이와는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또 구절초는 잎이 벌개미취·쑥부쟁이와 달리 쑥처럼 갈라져 있어서 상대적으로 구별하기 쉽다. 음력 9월9일이면 줄기가 아홉 마디가 된다고 해서 구절초(九節草)라 부른다.
정리하면 화단이나 도로가에 연보라색 꽃이 피는데 잎이 길면 벌개미취, 산이나 공원에서 핀 연보라색 꽃인데 잎이 작고 톱니가 있으면 쑥부쟁이, 꽃이 흰색이나 연분홍색이고 잎이 쑥처럼 갈라져 있으면 구절초다. 이들 세 가지 들국화만 확실히 구분해도 올 가을 산과 들을 다닐때 느낌이 전과 달라지지 않을까.
참고로 아래는 쑥부쟁이 종류 중 개쑥부쟁이와 가새쑥부쟁이 사진이다. 개쑥부쟁이는 꽃을 감싸는 총포가 어지럽게 펼쳐져 있다. 산에 가 보면 쑥부쟁이보다 개쑥부쟁이를 더 흔히 만날 수 있다.
가새쑥부쟁이는 전체적으로 여리여리하고 아래쪽 잎이 깃꼴 모양으로 갈라지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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