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웹툰, 선 넘네".. 여성혐오 논란에 남성들이 나섰다

“평소 ‘헬퍼’의 여성 혐오적이고 저급한 성차별 표현에 진저리가 날 정도였다… 이런 성차별적인 웹툰이 네이버라는 초대형 플랫폼에서 아무 규제 없이 버젓이 연재가 된다는 것은 남성들이 보기에도 문제가 있다.”
남성 팬들이 먼저 등을 돌렸다. 지난 11일 네이버 인기 웹툰 ‘헬퍼’의 팬카페 성격을 띠는 디시인사이드 ‘헬퍼 마이너 갤러리’에는 해당 웹툰에 드러난 왜곡된 여성관을 지적하는 남성 팬들의 공식 성명 게시글이 올라왔다. 강간·몰카·매춘·납치 등 웹툰 내 여성 인물에 대한 비인간적 설정이 빈번히 등장하면서, 여성계가 아닌 이 웹툰의 오랜 남성 독자들이 선제적으로 비판 목소리를 낸 것이다.
2011년 시작돼 4년 전부터 시즌2가 진행 중인 ‘헬퍼’는 잔혹성 짙은 격투 만화로, 수요 웹툰 10위권 내에 꾸준히 오르며 다수의 충성 독자를 보유한 인기작이다. 하지만 논란 이후 “역겹다” “지금껏 공론화되지 않은 게 놀랍다”는 댓글 반응이 속출했다. 트위터에서는 ‘#웹툰 내 여성 혐오를 멈춰달라’는 해시태그 운동도 시작됐다.
특히 해수욕장에서 납치당해 인터넷 생중계로 강간당할 위기에 처한 여중생들, 사이비 목사에게 성희롱당하는 하반신 마비 장애 여성 등 사회적 약자층에 대한 모멸적 묘사가 집중 도마에 올랐다. 아무리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과 극적 연출을 위한 표현의 자유를 감안한다 해도 선을 넘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유료 미리 보기 서비스를 통해 공개된 최신화에서 알몸으로 보이는 어느 여성 노인이 결박당한 채 맨머리에 주사기로 약물을 강제 투여받는 장면이 결정적 도화선이 됐다. 한 독자는 “주인공급 인물이 사지가 묶인 채 뇌에 뽕(주사) 맞고 알몸에 머리털 다 빠져 침 질질 흘리는 모습이 네이버웹툰에 정상 연재될 수 있는 작화 수준이 맞느냐”고 비판했다.
네이버웹툰은 월간 순사용자 6700만명, 월 유료 거래액 800억원을 돌파했다고 최근 홍보 자료를 배포했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지만, 그에 걸맞은 책임 의식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창완 세종대 교수는 “웹툰 파급력이 높아진 만큼 내부에서 좀 더 세심한 심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 웹툰자율규제위원회가 운영돼 접수된 민원 사항 등에 대한 조치를 연재처 측에 요구하고 있지만 강제 권한은 없다.
네이버웹툰 측은 “심각한 수준의 선정성·폭력성은 작가에게 수정 의견을 전달하고 있지만 자칫 ‘검열’로 느껴질까 조심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혐오 표현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가 높아지는 만큼 가이드라인과 모니터링 기준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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