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미트 전 구글CEO "美, 중국 압박할 게 아니라 연구개발 투자 늘려야" 쓴소리

강은영 2020. 9. 12. 13: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다툼에 대해 미 정부에 쓴소리를 했다.

미국의 기술혁신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대중 압박이 아닌 중국과의 협력을 통한 '경쟁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미국 기술로비단체인 정보기술혁신재단에 따르면 현재 미 정부는 경제 규모에 비해 R&D 투자를 60년만에 가장 적게 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초연구 자금 늘리고, 중국과 경쟁 파트너십 강조"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11일 BBC방송과 화상인터뷰를 하고 있다. 동영상 캡처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다툼에 대해 미 정부에 쓴소리를 했다. 미국의 기술혁신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대중 압박이 아닌 중국과의 협력을 통한 '경쟁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영국 BBC방송은 11일(현지시간) 토킹 비즈니스 아시아 코너에서 슈미트 전 CEO와 화상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와 틱톡, 위챗 등에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제재 조치를 한 것에 대해 "결국 중국이 자국 제조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중 관계를 위한 올바른 전략은 "미국이 중국과 협력하면서 중국과도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며 경쟁 파트너십을 내세웠다.

또한 슈미트 전 CEO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기술 패권 다툼에서 정작 미국의 기초연구 자금 부족이 문제로 부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 국방부의 혁신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현재 기술 혁신에서 미국이 여전히 중국보다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그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기술산업에 대한 R&D에 집중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중국의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R&D 비용에 200억달러(약 23조원)을 투자한다. 이는 전 세계에서 톱 5안에 드는 상당한 규모의 예산이다. 결국 중국이 이들 기업으로 인해 인공지능(AI) 및 5세대(G) 등 핵심 분야에서 앞서 나가게 된다는 의미라고 BBC는 보도했다. 또한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중국은 2018년 과학 및 공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연구 출판 국가로 선정되며 미국을 제쳤다. 중국이 미국에 비해 R&D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슈미트 전 CEO는 결국 "미국의 자금 부족"으로 인해 미중 간의 기술 혁신 격차가 좁혀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의심할 여지 없는 R&D의 리더였다"면서도 "R&D 자금은 국내총생산(GDP)의 2% 정도를 차지해야 하지만, 현재는 상당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미국 기술로비단체인 정보기술혁신재단에 따르면 현재 미 정부는 경제 규모에 비해 R&D 투자를 60년만에 가장 적게 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는 투자가 부족할수록 "정체된 생산성, 경쟁력 저하, 혁신 감소"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중국인 유학생과 연구원 1,000명의 비자를 취소하는 등 강력한 대중 압박도 우려했다. 슈미트 전 CEO는 "미국의 기술 우위는 미국에서 일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허용된 국제적인 재능에 힘입어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만약 이런 종류의 재능이 이 나라에 들어오지 못하게 된다면 미국의 위험은 더 뒤처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