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칭머신 앞에 초등생 세운 야구 감독..구속영장 신청

김정우 기자 2020. 9. 12. 07: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 초등학교 야구 감독이 제자를 피칭 머신 앞에 세워두고 강속구를 팔에 맞게 하고, 다른 한쪽 팔까지 야구방망이로 때렸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아동학대 혐의로 이 감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김정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프로야구 선수가 꿈이던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갑자기 학교를 가기 싫다고 말한 건 야구부에 들어간 지 넉 달이 채 안 됐을 때였습니다.

[A 군 어머니 : 창문에 머리를 박고 계속 자해를 하더라고요. 밤에 자다가도 일어나서 소리 지르면서 울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등교 거부의 원인은 야구부 강 모 감독의 '엽기적인 폭행'이었습니다.

지난 2018년 가을, 강 감독은 공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며 피칭머신 앞에 A 군을 세웠습니다.

피칭머신에서 나온 강속구에 왼손을 맞은 A 군은 뼈에 금이 갔습니다.

왼손등 뼈가 붙을 무렵에는 야구 배트로 폭행당해 이번에는 오른손 손가락에 다시 깁스를 해야 했습니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강 감독에게 폭행을 당한 선수는 A 군만이 아니었습니다.

머리를 주먹으로 얻어 맞아 뇌진탕으로 병원에 실려간 학생도 있었고 엉덩이에 피멍이 들도록 맞은 학생도 있었습니다.

[B 군 아버지 : 주먹으로 맞아서 크게 혹이 달려와서. 어지럽다는 증세가 있어서.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았는데 구타에 의한 뇌진탕 증상이 나타났죠.]

폭행당한 아이들은 감독으로부터 "부모에게 말하지 말라"는 협박까지 당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제보를 받고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강 감독에게 아동 학대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뒤늦게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지만 꿈을 잃고 야구를 그만둔 피해 선수와 부모 가슴에 생긴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fact8@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