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서 임명장 받은 정은경..가을 방역, 백신확보 특명

음상준 기자,김태환 기자,이형진 기자,김현 기자 2020. 9. 1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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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11일 오송 찾아가 정은경 초대청장에게 직접 임명장 수여
지난 3월 밥차 이어 6개월만에 재방문.."영웅" 거론하며 힘 실어주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뉴스1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김태환 기자,이형진 기자,김현 기자 =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이 11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 위치한 질병관리본부(12일 질병관리청 승격)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임명장을 받았다. 이번 임명장 수여는 파격의 파격을 거듭했다.

김홍희 신임 해양경찰청장과 유연상 경호처장을 제외한 대다수 차관급 인사들은 국무총리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게다가 청와대가 아닌 업무 현장으로 대통령이 직접 이동해 임명장을 수여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11일 밥차를 이끌고 질병관리본부를 깜짝 방문한지 6개월 만에 재방문이 이뤄진 것도 파격이다. 그만큼 신설 질병관리청에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문 대통령 "정은경 K-방역 영웅" 힘 실어줘…청와대 밖 첫 임명장 수여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11일 오전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 임명장을 친수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방문했다. 특히 정은경 청장이 정식 발령일인 9월 12일보다 하루 먼저 임명장을 주는 것도 이번 정부에서 처음이다.

통상 가족들이 참여하는 임명장과 달리 정은경 청장 임명장 수여식에는 질병관리본부 직원 50여명이 참석했다. 가족보다는 같이 고생한 직원들과 함께 하겠다는 정은경 청장의 요구를 청와대가 수용한 결과다.

이날 수여식에 정부 측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황서종 인사혁신처장,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윤창렬 사회수석 등이 자리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 청장이 임명장 수여식을 위해 긴급상황센터 출입구 앞에 마련된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에 있던 모든 직원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정 청장과 마주선 채 정은경 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어 직원 대표인 김은진 연구원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꽃다발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를 담은 알스트로메리아, '감사'의 의미를 담은 카네이션, '보호'의 의미를 담은 산부추꽃 등 3가지 꽃으로 구성됐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은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에게 '건강한 국민, 안전한 사회'라는 문구가 적힌 감사패를 전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질본의 질병관리청 승격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K-방역 영웅인 정은경 본부장이 승격되는 질병관리청 초대 청장으로 임명된 것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식 승격을 하루 앞두고 제가 직접 질본을 방문해서 초대 청장 임명장 수여식을 갖게 돼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정은경 청장은 "코로나19 위기가 진행 중인 엄중한 상황 속에서 질병관리청이 출범했다"며 "당장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멀리는 신종 감염병에 대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라는 국민의 뜻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는 12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충북 청주시 오송읍 소재 질병관리본부.© News1 장수영 기자

◇메르스戰 선봉장서 코로나 방역사령관에…가을방역·백신확보가 떨어진 특명

광주광역시 출신인 정은경 질병관리청 초대청장은 전남여고와 서울대 의학과를 나와 서울대에서 석사(보건학)·박사(예방의학)를 받았다. 1995년 질병관리본부의 전신인 국립보건원 연구관 특채로 공직에 들어선 뒤 복지부 응급의료과장,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과장·질병예방센터장·긴급상황센터장 등을 지냈다.

정은경 청장은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국장급인 질병예방센터장으로 언론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메르스 사태 당시 국내 확진자 186명, 사망자는 39명이었다. 불특정 다수가 감염되는 코로나19와 달리 의료감염으로 전파되는 메르스는 전파력은 낮지만 사망률이 매우 높은 특성을 보였다.

메르스가 진정된 후 정은경 청장은 징계를 받고 공직을 떠날 뻔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1급을 거치지 않고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으로 임명받으면서 기사회생했다. 메르스 당시 정은경 본부장의 상황 관리 능력을 눈여겨 본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영전한 것이다.

지난 1월 국내에 유입된 코로나19 사태는 정은경 청장에게 더 큰 기회로 작용했다. 메르스 당시 선봉장 역할을 했다면, 코로나19 때는 조직을 이끄는 총사령관으로 활동하면서 'K-방역'을 만드는 일등공신이 됐다. 물론 이 같은 성과는 뼈아픈 메르스 사태 이후 국내 방역 시스템을 사전에 점검한 게 유효하게 작용했다.

두 차례 감염병 위기 사태를 통해 막중한 권한을 확보하게 된 정은경 청장의 어깨는 매우 무거워졌다. 당장 9월 말 추석연휴를 앞두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함께 코로나19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업무가 떨어졌다.

현재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2.5단계)를 오는 13일까지 유지한다. 전국에 적용하는 거리두기 2단계는 20일까지 이어진다. 그 여파로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전국에 적용하는 거리두기를 1단계로 낮추는 것도 정은경 청장의 과제 중 하나다.

정은경 청장은 오는 30일부터 최장 5일간 이어지는 추석연휴 기간 등 가을철 유행을 억제하고, 인플루엔자(독감) 유행과 맞물려 확진자가 늘어나지 않도록 방역 활동을 총괄해야 한다. 국산품 개발, 해외 제품의 특례수입 등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 중인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고 전 국민이 안전하게 접종을 마치는 것도 정은경 청장과 질병관리청에 떨어진 특명이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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