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 이강인 프리시즌 '멀티골' 무력시위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19세·발렌시아)이 '멀티골'로 프리시즌을 마치며 발렌시아에서 다시 맞을 2020-2021시즌 기대감을 드높였습니다.

이강인은 6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2부 리그 카르타헤나를 상대로 치른 프리시즌 친선경기에 선발로 나서 멀티골을 뽑아내며 발렌시아를 3대 1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이강인은 1대 0으로 끌려가던 후반 24분 상대 골키퍼 실수를 틈타 동점골을 뽑았습니다.

골키퍼의 볼 간수 실수로 공을 흘려보내자 빠르게 달려든 이강인이 넘어지며 차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습니다.

이강인의 득점으로 기세를 올린 발렌시아는 파상공세를 펼치더니 제이손의 역전골로 2대 1을 만들었습니다.

승리에 쐐기를 박은 것도 이강인이었습니다.

이강인은 후반 35분 골지역 왼쪽에서 수비진에 둘러싸인 가운데 왼발 터닝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상대에게 손 쓸 여유를 주지 않는 기민한 움직임과 짧은 시간 안에 슈팅 궤적을 찾아낸 득점 본능이 빛났습니다.

'원맨쇼'를 펼친 이강인은 후반 41분 교체됐습니다.

이날 카르타헤나전은 발렌시아가 2020-2021시즌 라리가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치른 마지막 프리시즌 경기였습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발렌시아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정규리그 17경기를 포함해 총 24경기에 출전해 2골에 그쳤는데 대부분이 교체 출전이었습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이강인이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이강인은 결국 발렌시아에 남기로 했습니다.

구단 측이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약속하고, 하비에르 그라시아 신임 감독도 자신에게 신임을 보낸 것이 잔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그라시아 감독은 실제로 프리시즌 경기에 이강인을 중용했습니다.

이강인은 카스테욘과의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는 가벼운 부상으로 전반전 교체됐으나 이어진 비야레알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팀의 2대 1 승리에 힘을 보태더니 레반테와의 시즌 3번째 친선경기(0-0 무승부)에서는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해 좋은 경기력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날 '마지막 모의고사'에서는 멀티골을 폭발하며 새 시즌 팀의 '핵심 자원'으로 활용될 가치가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구단의 기대감도 어느 때보다 커 보입니다.

경기 뒤 발렌시아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강인의 눈부신 활약상을 소개한 기사가 멋들어진 하이라이트 영상과 함께 게재됐습니다.

구단은 "첫 번째 골은 이강인이 얼마나 끈질긴 선수인지를 보여줬다"면서 "이강인이 왼발로 넣은 3번째 골은 발렌시아가 만든 최고의 공격 장면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발렌시아는 오는 14일 홈인 메스타야 경기장에서 레반테와 2020-2021시즌 라리가 개막전을 치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권종오 기자kjo@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