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삭' 남해안 강타..초속 49m 강풍에 피해 속출

유영규 기자 2020. 9. 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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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를 거쳐 경남, 부산, 울산 등 남해안에 접근하며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오늘(3일) 오전 2시 20분쯤 부산에 상륙한 마이삭은 강한 중형급 태풍의 위세를 떨쳤습니다.

지난달 26일 서해를 지나간 제8호 태풍 바비와는 이동 경로와 규모 면에서 천지 차이였습니다.

앞서 제주에서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49m가 넘는 강풍과 함께 산지에 1천㎜가 넘는 폭우를 몰고 온 마이삭은 남해안에 상륙하자마자 대규모 정전, 단수, 침수 등의 피해를 냈습니다.

육지 상륙 이후에도 세력을 그대로 유지한 마이삭은 전남에서 경남까지 걸쳐 강풍 피해를 줬습니다.

마이삭은 기상청 예보보다 조금 이른 오늘 오전 1시쯤 경남 거제·통영을 거쳐 오전 2시 20분쯤 부산에 상륙했습니다.

순간 초속 46.6m(통영 매물도 기준)에 달하는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마이삭으로 인해 통영, 창원 등 8개 시군에서 1만5천14가구가 정전됐습니다.

시설물이 넘어지고 가로수가 뽑혀 나가는 등 오늘 오전 0시 기준 경남·창원소방본부에 신고된 태풍 관련 신고는 100건이 넘었습니다.

1년 중 가장 수위가 높은 대조기와 겹쳐 창원시 진해구 용원어시장 일대에는 바닷물이 넘쳐 침수되기도 했습니다.

경남도는 사전에 저지대 등에 거주하는 3천258명을 사전 대피시켰습니다.

마이삭의 오른편에 있는 부산에서도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오늘 오전 0시쯤 부산 동구 도심하천인 동천에 40대 여성이 빠졌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원에게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어제 오후 11시쯤에는 부산 서구 암남동에서 50대 남성이 발등과 뒤꿈치에 강풍에 깨진 유리 조각을 맞아 다치기도 했습니다.

강풍에 간판이 떨어지거나 가로수가 부러지고 건물 외벽이나 마감재가 떨어져 나가는 등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오늘 오전 1시 기준 부산소방본부에 접수된 강풍 피해 신고는 145건에 달했습니다.

부산에서는 강풍에 3천874가구가 정전돼 긴급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부산과 경남 거제 연결 도로인 거가대교를 비롯해 광안리 해안도로, 마린시티1로, 덕천배수장, 수관교, 광안대교, 을숙도 대교 등 25곳의 교량이나 도로가 통제됐습니다.

열차 운행도 중단되거나 차질을 빚었습니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오후 9시 37분부터 운행을 조기 종료했고, 부산도시철도 3호선 대저∼구포역 구간에서는 초속 27m에 달하는 강풍 탓에 전동차가 거북이 운행을 했습니다.

코레일도 오후 11시부터 내일 정오까지 경부선 열차 5편의 부산역∼동대구역 구간 운행을 중지합니다.

동해선은 전동열차 6편의 부전역∼일광역 운행이 중지됩니다.

울산에서도 강풍에 울주군 두동면 도로에 나무가 쓰러지고 중구 반구동 한 건물에서 타일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앞서 울산시는 태풍 피해를 우려해 사전에 북구 염포동, 울주군 양동마을과 서생면 등 주민 50여 명을 대피시켰습니다.

최대 순간풍속 초속 49m가 넘는 강풍이 불고, 산지에 1천㎜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제주도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어제 오후 서귀포시 중산간서로 색달 구간에서 버스 등 차량 8대가 침수된 채 고립됐다.

서귀포시 대정읍 사계항에 정박해 있던 모터보트 1척은 침몰했습니다.

강한 바람에 서귀포시 서호동 가로수가 꺾여 쓰러지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덮치는 사고가 났습니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서는 비닐하우스가 강풍에 무너지고 구좌읍 송당리에서는 전신주가 인근 주택 마당으로 쓰러지기도 했습니다.

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어제 오후 9시 기준 481건의 강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제주도 산지에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침수돼 차량에 갇힌 운전자가 구조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또 한림읍 금악리에서도 집중호우로 2명이 차량에 고립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이 구조했습니다.

구좌읍 행원리에서는 강한 바람에 미니쿠퍼 차량 1대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강풍에 전기 공급이 끊겨 제주도 전역에서 3만6천 가구가 정전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강원도에서는 태풍이 몰고 온 넓은 비구름 탓에 동해안을 중심으로 집중 호우가 쏟아지며 침수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어제 오전 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양양 264㎜, 속초 설악동 262㎜, 양양 강현 197㎜, 고성 간성 154㎜, 북강릉·속초 청호 150.5㎜, 삼척 신기 94.5㎜ 등입니다.

양양에는 어제 오후 7시 25분부터 1시간 동안 무려 124.5㎜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강릉에도 퇴근 시간대에 시간당 30∼50㎜의 굵은 빗줄기가 퍼부었습니다.

이 때문에 폭우에 주택, 차량, 도로 침수나 토사 유출, 나무 쓰러짐 등의 피해 신고가 이어졌고 하천 범람으로 차량이나 마을이 침수돼 40여 명이 한때 고립됐다가 구조됐습니다.

마이삭의 왼쪽에 있는 전남 여수 등에서도 초속 44.6m 강풍과 시간당 최대 54㎜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전남 곳곳에서 간판 파손과 가로수 전도 등 태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고, 여수 거문도에는 강풍에 500여 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겼습니다.

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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