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몰고 울산 통과한 태풍 '마이삭'..정전 등 피해 속출

유영규 기자 2020. 9. 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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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일) 새벽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통과한 울산에서는 강풍으로 인한 정전과 시설물 파손 등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마이삭은 오전 2시 20분쯤 부산 남서쪽 해안으로 올라오면서 울산에 근접했습니다.

이후 약 2시간 동안 울산 전역에 강한 바람이 불었고, 예상보다 비는 많이 내리지 않았습니다.

오늘 새벽 울산기상대(중구 서동)에 최대 시속 75.6㎞(초속 21m)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설치된 지점별로 보면 동구 이덕서에 최대 시속 165.6㎞(초속 46m), 울주군 온산읍에 최대 시속 146.5㎞(초속 40.7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비는 어제부터 오늘 오전 6시까지 울산기상대 기준 56.1㎜가 내리는 등 우려했던 것보다는 강수량이 많지 않았습니다.

태풍 피해도 주로 바람 피해에 집중됐습니다.

우선 강풍으로 고압선이 끊어진 영향 등으로 정전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오늘 오전 2시 5분쯤 670여 가구 규모의 남구 강변센트럴하이츠 아파트가 정전된 것을 시작으로 동구 전하동 푸르지오 1천300여 가구, 중구 에일린의뜰 3차 670여 가구, 북구 달천아이파크2차 930여 가구 등 대단위 아파트 단지와 중구 성안동 등 주택가가 잇따라 정전됐습니다.

울산 중부경찰서와 동부경찰서도 1∼2시간 동안 정전돼 업무에 차질을 빚기도 했습니다.

강한 바람 소리에 잠 못 이루던 시민들은 선풍기마저 틀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한국전력에 정전 신고 시도했지만, 통화량이 몰리면서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중구의 한 아파트 주민은 "2시간 넘도록 복구가 안 돼서 냉장고 음식들이 걱정"이라면서 "전화가 불통이어서 한전 애플리케이션으로 일단 신고는 했는데, 언제 복구가 되는지 알 길이 없어 답답하다"라고 호소했습니다.

한국전력 울산지사 관계자는 "동시다발적으로 정전 신고가 들어와 정확한 집계나 즉각적인 복구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복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창문이 깨져 사람이 다치고, 공사장 울타리가 넘어지는 등 각종 사고도 속출했습니다.

오늘 오전 1시 55분쯤 남구 선암동에서는 창문이 파손되면서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어 오전 3시 41분쯤 북구 호계동에서는 폐공장에서 떨어져 나간 패널 지붕이 주택 안으로 날아들어 집주인이 찰과상을 입었습니다.

이때 함께 떨어진 패널 지붕이 주변 전신주 6개를 충격했고, 전신주가 쓰러지면서 주변 주택 9채와 차량 3대 등을 파손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0시 33분쯤 울주군 상북면의 한 주택 지붕에는 나무 기둥 형태의 길쭉한 구조물이 날아와 꽂히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구조물은 지붕을 관통해 집 내부로 떨어졌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어제 오후 11시 18분쯤에는 울주군 서생면의 한 공사장에서 강풍으로 이탈한 울타리를 소방대원들이 단단히 고정했습니다.

앞서 오후 10시 30분쯤 울주군 삼동면의 도로에서 가로수가 넘어져 소방대원들이 치우기도 했습니다.

소방대원들이 근무하는 중부소방서 성남119안전센터도 옥상 구조물이 무너지는 피해를 봤습니다.

정전과 누전, 파손 등으로 울산 전역 교통신호등 51개가 꺼졌고, 상당수가 출근 시간대까지 복구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시는 '신호등 작동이 원활하지 않으니, 안전운전에 유의해 달라'는 내용의 안전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습니다.

강한 바람으로 오전 1시 15분부터 통제됐던 울산대교는 오전 6시부터 차량 통행을 재개했습니다.

이 밖에 간판이 추락하거나 흔들리는 등 피해가 20여 건, 가로수가 넘어지거나 부러지는 등 피해가 14건에 달했습니다.

마이삭은 오전 중에 동해로 빠져나갔다가 정오쯤 다시 북한에 상륙한 뒤, 저녁 북한 청진 북서쪽 부근 육상에서 점차 소멸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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