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만 유튜버' 영알남 "손흥민 선수 첫인상은 '와, 크다. 운동선수구나'" [SNS 핫스타]

남서영 2020. 9. 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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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영알남. 남서영기자 nams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남서영 인턴기자] “‘블랙페이스’, 알아 둬야 할 필요가 있어요.”

구독자 수 94만명, 국내 영어 콘텐츠 유튜브 TOP3 안에 꼽히는 유튜버 ‘영알남’(29·양승준)이 있다. ‘영어 알려주는 남자’라 영어만 알려줄 것 같지만, 그는 ‘#영어 #축구 #문화 #여행 #파티’라는 문구로 자신의 유튜브를 설명한다. 실제로 그의 구독자들은 “영어 빼고 다 가르친다”는 농담을 유행어처럼 남긴다.

“뭐가 이리 짬뽕이야? 그래서 뭘 보여주는데, 영어는 잘해?”라는 물음이 생기지만, 그는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에서 영어 교육학과 교육학을 복수전공하고 차석으로 졸업한 ‘영어 전공자’이다. 자신의 장점을 살려 영미권 정치·사회·문화·축구 이슈와 함께 실제 해외 여행기를 다루며 자연스럽게 짧은 단어, 문법, 문장을 알려준다.

온라인 영어 강사가 꿈이었다는 그는 이력서에 유튜브 링크 하나 남기겠다고 2016년 유튜브를 시작했다. 두 갈래 갈림길 중 ‘더 자유롭고, 더 창의적이고, 더 재밌는 걸 하자’라는 가치관을 따라 유튜브를 선택한 영알남은 구독자 100만명 ‘골드 버튼’을 앞두고 있다.

어느새 버킷리스트였던 축구선수 손흥민을 직접 인터뷰하고,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의 ‘랜선 영어 선생님’으로 불리며 중견기업 이사급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호날두 노쇼’ 현장 영상과 ‘인종차별 콘텐츠’ 등을 통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많은 화젯거리를 낳았다.

유튜버 ‘영알남’의 가치관, 목표, 앞으로의 계획을 묻기 위해 광화문에 위치한 그의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유튜버 영알남. 2020. 08. 31. 남서영기자 namsy@sportsseoul.com
- 유튜브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 온라인 학원 강사가 최종 목표였어요. 그런데 종이 이력서가 제 매력을 어필하는데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이력서에 유튜브 주소를 남기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당시 실제로 한 학원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왔어요. 카메라 테스트도 봤고,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할지 조율하던 중이었죠.

그렇지만 유튜버가 더 매력적이었어요. ‘더 자유롭고, 더 창의적이고, 더 재밌는 걸 하자’라는 게 가치관이었기 때문에 유튜브를 선택했습니다. 유튜브를 안 하면 ‘죽을 때까지 후회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7살 때 합격했으니 35살에도 가능할 거다’라는 치기 어린 마음도 있었어요.

-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에서 영어 교육학, 교육학을 복수 전공했는데요. 유학 계기는 무엇이고, 유학 생활은 어땠나요?

축구를 너무 좋아했어요.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동하던 박지성 선수가 인생의 영웅이어서 보고 싶었고, 축구는 근본이 영국이라는 생각과 고등학교 2학년 때 영어 강사가 꿈이었기 때문에 유학을 결심했어요.

유학 생활 정말 힘들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환청 같은 게 들렸어요.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 꿈도 꿔서 꿈에서도 스트레스를 계속 받았죠. ‘문맹이 됐다면 이런 느낌이 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벽이랑 영어 대화를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러다 마음 맞는 친구들을 만났고, 되지도 않는 영어를 쓰면서 좋아졌어요. 그때 ‘다 내려놔야지 발붙일 수 있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자존심 버리고.
유튜버 영알남. 출처|영알남 SNS
- 여행만 가면 사건 사고가 따라다녀요. 유튜브를 위한 걸까요?

의도한 거는 단 한 개도 없어요. 오히려 영상에는 절반 밖에 담기지 않았죠. 예전에는 기분이 나빴지만, 지금은 오히려 카메라 켜면서 ‘관심받을 수 있겠구나’라고 위안으로 삼아요. 워낙 격이 없고 하드코어한 여행을 하고, 많은 시간을 해외에 있었으니까 더 많이 당하는 거 같아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무엇인가요?

영국 입국심사요. 학부생일 때는 비자가 있었으니까, 이후 여행갈 때 편도티켓을 생각 못했어요. 그리고 입국심사관도 까칠한 분이었죠. ‘부모님 무슨 일 하시냐? 동성연애를 하니?’라는 예민한 질문을 40~50개는 받았어요. 기분이 나빴지만, 저의 불찰이니까 왕복 티켓 중요성을 영상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 연예인 영어 실력 콘텐츠도 만들었어요. 본인이 뽑는 가장 영어 잘하는 연예인은 누구인가요?

장점들이 다 있어요. 가수 임재범 씨는 발음, 소리를 내는 게 훌륭하고, 개그맨 김영철 씨는 ‘발음이 우수하다, 고급스럽다’를 떠나서 성격과 유창성이 좋아요. 가수 싸이 씨는 유학파 출신이기도 하니까 자연스럽고 유창하고, 김연아 선수도 원어민 못지않게 유창하고 고급스러운 영어를 사용해요.

그중 한 명을 꼽자면 손흥민 선수. 해외 생활도 십 몇 년씩 하기도 했고, 발음, 문법 실력, 단어 선택, 어휘력, 사교성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 셀럽 중 손흥민 선수가 제일 잘하는 것 같아요.

- 손흥민 선수를 직접 만나 인터뷰도 진행했는데요.

실감이 안 났어요. 긴장도 안 됐고요. 손흥민 선수 영상을 너무 많이 만들다 보니까. 그냥 아는 사람 같았어요. 첫인상은 ‘와, 크다’, ‘운동선수 맞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1시간 정도 함께 있었는데 사인도 받았죠.

- ‘호날두 노쇼’ 때 현장에 있었던데,영상을 게재해서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르고, 그때 심정은 어땠나요?

호날두 너무 좋아해요. 메시보다 훨씬 좋아하죠. 호날두가 만나준다면 포르투갈, 이탈리아 어디든 갈 거예요. 그런데 당시에는 호날두라는 사람이 ‘너무 싫었다’ 보다 ‘너무 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뻔히 팬들 기다리는 거 알고 어린 팬들 잘 챙긴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인사 한번 안 해줬던 게 서운했어요.

유튜버 영알남과 축구선수 손흥민,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왼쪽부터) 출처|영알남 SNS
-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을 만나 ‘정국 랜선 영어 선생님’이라는 닉네임도 붙었는데요.

방탄소년단 완전 월드 스타잖아요. 셀럽들을 만날 때마다 항상 광채가 느껴져요. 그런데 정국 씨는 친근했어요. 왜냐하면 정국 씨인지 몰랐거든요. 너무 평범한 체대 입시생 풍채를 가져서, 방탄소년단인 줄 몰랐어요. 정국 씨가 ‘방탄소년단 어쩌고저쩌고’ 했는데 ‘뭔 소리 하는 거야, 피곤해 죽겠는데’ 이런 느낌이었어요.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정국 씨였죠. 엄청 영광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미안했어요. 나쁘게 보면 그 사람의 인기를 통해서 관심을 받는 거니까. 그런 미안한 마음이 있죠. 나중에 정국 씨 만나면 소고기 한번 사주려고요.

- 유학 생활, 해외여행에서 인종차별을 겪어봤나요?

영국 유학 생활 8년 동안 손에 꼽아요. 일상적인 경우에는 없어요. 오히려 다른 나라 여행 갔을 때 차별을 당했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방인이니까 차별을 당한 거 같아요. 그 외에는 축구장에서 겪는 거? 눈 찢으면서 욕을 하는데 경기 끝나고 나가면서 ‘오늘 즐거운 게임이었다. 미안했다’라고 사과해요. 경기 당시에 그런 식으로 해소하는 거죠. 영국에서는 생각보다 없어요.

- 최근 ‘흑인 비하’, ‘블랙페이스’ 논란에 휩싸인 방송인 샘 오취리 관련 영상을 게재했어요.

의정부고 ‘관짝소년단’은 해프닝이죠. 학생들은 모르고 그랬던 거고. 그런데 알아둬야 할 필요가 있어요. 서구권에서는 이런 것이 있다는 걸. 차별 의도도 없었고, 코스프레고 당사자에게 허락도 받았지만, 학생들의 사진이 전 세계로 퍼지니까 전후 맥락 없이 세계화된 다양한 인종들이 섞인 문화권에서 볼 때는 ‘한국 왜 저러니?’ 할 수 있는 거니까. 영문도 모르게 인종차별자라는 취급을 당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알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어느새 100만 구독자를 앞두고 있어요. 소감이나 앞으로의 콘텐츠 계획이 있다면?

도전을 많이 해보려고 해요. ‘가짜 사나이’ 지원도 그 일종이죠. 국내 체험, 도전, 모험을 해보려고 해요. 지금 생각은 어르신들이 가시는 효도 관광을 신청해보려고 해요. 이색 체험, 국토대장정 이런 것도 도전하고 싶고요. 호기심이 많기도 하고 해외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어진 만큼 국내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고 해요.

글·사진 | 남서영 인턴기자 nams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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