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은 대면영업 중단, 카드는?..당국·업계 딜레마

카드모집인 상대적으로 생계형 비율 더 높아..규제 차이도 결정 어렵게 해

사진=김현정디자인기자

코로나19(COVID-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은행, 보험 등 금융권의 대면 영업 축소 조치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의 대표적인 대면 채널인 모집인에 대한 영업 제한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정부와 업계 모두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카드 모집인과 보험설계사는 업무가 비슷해 보이나 영업 규제 적용과 종사자 규모, 소득수준 측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1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생명·손해보험협회, 보험대리점협회 관계자들이 지난주 만나 보험 설계사들의 대면영업 중단을 논의하고 자발적으로 대면 영업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9월6일까지 수도권에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과 업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코로나19 재확산 방지와 금융 소비자·직원들의 감염 가능성을 막자는 취지다.보험뿐 아니라 은행들도 지점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하기로 하며 대면 영업 축소에 나섰다.

하지만 카드사의 대면 영업 채널인 모집인은 금융당국과 업계 모두 결론을 못 냈다. 가장 큰 이유는 비대면 영업에 적용되는 규제 내용이 보험과 카드가 다르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보험설계사와 카드 모집인 모두 고객과 계약하기 위해 직접 만나 상품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자필 서명을 받아야 한다. 다른 것은 보험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심각’ 또는 ‘경계’ 단계에 이르게 되면 전화상으로도 상품 약관 등을 설명하고 자필 서명 동의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가 1차로 유행했던 올해 상반기, 40만명에 이르는 보험설계사의 영업권 보장 차원에서 이 같은 유권해석이 나왔다. 반면 1만명에 불과한 카드 모집인과 관련해서는 이 같은 예외 규정이 없다.

대면 영업 제한 조치가 있을 경우 보험설계사는 본인 이름을 걸고 비대면으로라도 영업을 해 나갈 수 있지만 카드 모집인은 사실상 아무 것도 하지 못 한다는 의미다.

게다가 카드 모집인은 보험설계사와 비교해 소득이 적다. 상대적으로 생계형 종사자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대면 영업이 제한되면 카드 모집인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크다. 카드사들도 금융 당국이 권고하기 전에 모집인들의 대면 영업 자제 방안을 고려했다가 이런 이유로 인해 의사결정을 못 했다.

정부는 업계와 계속 대화하며 상황을 더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대비해 업계와 논의를 했지만 카드 모집인의 영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하라고 하기는 어려웠다”며 “좀 더 관망하면서 업계와 의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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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관 기자 s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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