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좀 챙겨" 확진 보호자 갑질..지치는 간호사들
<앵커>
코로나19 장기화 탓에 안 그래도 힘든 의료진, 특히 간호사들에게 물론 일부겠지만 그렇게 갑질을 해대는 코로나19 입원 환자들이 있습니다. 반찬 투정에 심부름 안 해준다, 또 늦게 해 준다고 욕까지 한다는데 일부 환자 보호자까지 이런 갑질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최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간호사 출신의 간호사 인권 활동가 오성훈 씨에게 최근 제보가 쏟아졌습니다.
[오성훈/널스노트 대표 : (한 병원에서) 호텔 식사를 제공하는데도 '내가 이런 싸구려 먹으려고 지금 이렇게 입원한 게 아니다' '고기나 생선 위주로 갖다 주고…' 간호사에게 화내면서 이야기를 한다고 합니다.]
취재진과 연락이 닿은 한 현직 간호사는 심부름 안 한다고 욕까지 먹고 있습니다.
[코로나 병원 간호사 : 택배가 도착했는데 바로 가져다주지 않았다고 이기적인 X들 이렇게 욕을 하면서….]
최근에는 환자 보호자들까지 간호사들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병원 간호사 : (보호자들이) 과일이나 이런 것들을 사서 보내줄 테니 급식 배식할 때 조금씩 나눠서 계속 챙겨줘라]
코로나 병동의 간호사들, 감염 공포를 뒤로 한 채 땀 줄줄 흐르는 방호복 입고 간호 업무에, 배식에, 청소까지 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극도의 감정노동까지 더해지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도 그냥 참았다는 사람, 10명 중 8명 꼴이었습니다.
[코로나 병원 간호사 : 그것(법적 대응)까지 생각을 하면서 8시간 일을 하기가 너무 벅차요. '아, 내가 그냥 상처 받았어'하고 그냥 그렇게 하고 가는 부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더 이상 의료진의 희생에만 기댈 게 아니라 의료기관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때입니다.
최재영 기자stillyo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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