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매출 0원"..배달·택배 알바로 내몰린 사장님들

구경민 기자 2020. 8. 3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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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에서 스터디카페를 하는 40대 이 모씨는 코로나19(COVID-19) 재확산으로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배달, 택배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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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로 붐볐던 명동거리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얼어붙었다./사진=구경민 기자


서울 도봉구에서 스터디카페를 하는 40대 이 모씨는 코로나19(COVID-19) 재확산으로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달 매출이 '0'을 찍은 뒤로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어서다. 이 씨는 5일 전부터 온라인 쇼핑몰 '쿠팡' 물류창고에서 택배 단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이 씨처럼 일일 물품 배송 아르바이트를 뛰려는 사람들로 물류센터 앞에는 30여대의 자동차가 줄을 지어 물품을 받아간다고 했다.

이 씨의 하루 평균 배송 물량은 40개 정도. 택배기사가 하루에 평균 200~300개를 배송하는 양에 비해 한참 못미친다. 정직원에게 보급되는 트럭이 아닌 일반 자가용으로 택배를 나르다보니 물량확보에 한계가 있다. 일이 서툴러 배송시간이 남들에 비해 더 걸린다. 휘발유, 식사값을 제외하면 수중에 남는 돈은 얼마 안된다.

이 씨는 "자영업자는 수입이 끊기면 저축한 돈을 헐어 생활하거나 당장 빚을 내야 살아갈 수 있다"며 "택배 배송일이 익숙치 않아 하루에 배송하는 물량이 얼마 안되지만 그래도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 택배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저녁에 직접 배달 아르바이트를 뛴다. 폐업을 고민 중인 그는 직원을 4명에서 1명으로 줄이고 2주 전부터 저녁 배달일을 시작했다. 김 씨는 "폐업을 하더라도 폐업비용이 들기 때문에 폐업을 할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그나마 배달일이라도 있어서 저녁에 3~4만원 버는 것으로 버티고 산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택배 없는 날인 14일 쿠팡·SSG 닷컴·마켓컬리 등 자체 배송망을 갖춘 전자상거래 업체 택배기사가 서울 시내에서 배송 업무를 하고 있다. CJ대한통운과 롯데택배, 한진, 로젠택배 등 4개 택배사는 이날 하루를 '택배인 리프레시 데이'로 지정하고 택배 배송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중소 택배사들은 이날도 정상 배송을 진행한다. 자체 배송망을 갖고 있는 쿠팡의 로켓배송과 SSG닷컴의 쓱배송,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등은 평소와 다름없이 배송 업무를 한다. 2020.8.14/뉴스1


이처럼 코로나19로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배달, 택배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나오고 있다. 본업 수입이 끊기자 배송이나 배달, 대리운전 같은 단기 부업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고 있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숙박·음식점업에서는 22만5000명, 도·소매업에서는 12만7000명이 줄었지만 운수·창고업에서는 5만8000명이 늘었다.

택배 배달은 특별한 전문성이나 번거로운 채용 절차가 필요 없다. 그러다 보니 소비 위축과 급격한 최저임금·임차료 상승,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와 그 종업원까지 한꺼번에 배송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성수동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최 모씨는 "요새 대리기사도 일거리가 거의 없고 그나마 배달 쪽에 일이 있다"면서 "장사가 안돼 내보냈던 직원들과 이제 함께 일자리를 알아보는 신세가 됐다"고 토로했다.

플랫폼 배송 업체 관계자는 "운수·창고업의 경우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택배가 늘면서 취업자수가 증가세"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에게 부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더 커지게 됐다. 정부가 모두의 방역을 위해 영업 제재를 결정한 만큼 자영업자를 위한 구제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종로구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조 모씨는 "2.5단계 조치가 발표된 이후 손님이 거의 없다"면서 "'착한 임대인' 덕에 임대료도 내렸다는데 주위에서 임대료를 깎아준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구청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중재해 달라"고 호소했다.

명동 피트니스 시설에서 근무하는 트레이너 이 모씨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격상할 때 소상공인들은 휴업급여 지원과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등의 대책도 같이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코로나 재확산으로 더욱 어려워진 취약계층과 중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에 대한 추가 지원책을 하루 빨리 강구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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