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대응 잘못"..반성문 쓰듯 "국민께 송구"
<앵커>
뉴질랜드와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한 '외교관 성 비위' 사건에 대해 오늘(24일) 강경화 외교장관이 사실상의 공개 반성문을 썼습니다. 이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냈는데, 사건 초기부터 최근까지 외교부 대응이 잘못됐다는 청와대 질책이 있었습니다.
김혜영 기자입니다.
<기자>
외교부는 오늘 고위간부 회의인 실·국장 회의 직후, 강경화 장관의 지시사항이라며 이례적인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주뉴질랜드 대사관 성 비위 관련 엄격 대응 지시', 사실상의 반성문입니다.
강 장관은 정상 간 통화에서도 불거지는 등 "정부의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했고 국민께 심려"를 끼쳤다며 송구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사건 발생 초기부터 정상 간 통화에 이르기까지 외교부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청와대 질책 사실을 스스로 공개했습니다.
청와대 질책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발생부터 최근까지 3년여간 최소 세 가지 이상의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한 정부 당국자 설명입니다.
먼저 사건 발생 당시 성 비위 외교관에 대한 조사나 가해자-피해자 분리 조치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또 지난해 피해자의 문제 제기 때도 현지 공관이나 외교부 관련 부서들 대응이 미흡했고, 정상 간 통화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에도 대비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뉴질랜드 측이 일종의 언론플레이를 한다며 불만을 터뜨리던 외교부가 청와대 질책에 공개 반성 분위기로 전환한 셈입니다.
외교부는 다만 성 비위 외교관이 이미 징계성 귀임 조치된 만큼 새로운 사실관계가 드러나지 않는 한 추가 징계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김선탁, CG : 정현정·김규연)
김혜영 기자k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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