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또 잃을 순 없어'..집주인은 '맥주'를 터뜨렸다
서울의 6배 넘는 면적이 잿더미가 됐지만 꺼질 기미 없이 맹렬히 번지고 있는 캘리포니아 산불.
가장 큰 피해를 본 베커빌이라는 마을에 사는 한 남성입니다.
집 주변이 온통 숯덩이로 변하고, 골동품 차를 포함한 자동차들도 모두 타버렸지만, 어찌 된 일인지 집만큼은 멀쩡합니다.
[산불 피해 주민 : 저 건너에서 불이 협곡을 타고 내려오는 걸 봤어요. 산등성을 타고 내려오고 있었어요.]
자신의 집을 행해 맹렬한 기세로 내려오는 산불을 본 남성, 5년 전에 화재로 집을 잃은 경험이 있는 이 남성은 이제 막 완공을 앞둔 새집마저 화마에 잃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대피도 하지 않고 불을 끄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산불 피해 주민 : (5년 전에도 불로 집을 잃었는데) 또 이런 일이 벌어진 거죠. '또 이럴 수는 없어. 이렇게 놔둘 수는 없어'라고 생각했어요. 전 이 주변을 빙 돌면서 불이 집으로 가는 걸 막기 위해 불을 껐어요.]
하지만 계속된 화재에 수도가 끊겨 불을 끄려 해도 물이 없었습니다.
[산불 피해 주민 : 나무가 계속 타고 있었고 전 물이 없었어요. 물이 조금 들어 있는 통이 전부였는데, 그걸로는 불을 끌 수 없었어요.]
집에 있던 유일한 액체라고는 맥주뿐, 남성은 캔맥주를 상자째 쌓아놓고 불에 맥주를 뿌려댔습니다.
[산불 피해 주민 : 판금 끝에 못이 박혀 있었어요. 맥주 캔을 흔든 다음에 (그 못에 박아서) 터뜨려서 맥주를 뿌리고, 다 뿌리면 또 다른 맥주캔을 터뜨리고. (그런 식으로 불을 껐습니다.)]
벌써 500채 넘는 건물이 불에 타고 주민 10만 명에 대피령이 내려졌지만 산불 진화율은 10%도 되지 않는 상황.
캘리포니아 당국은 눈덩이처럼 커지는 피해에 산불 진화 경험이 풍부한 호주와 캐나다 소방당국에까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김종원 기자terry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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