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 사건' 국정원 직원, 항소심도 위증 무죄

2012년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의혹이 불거진 계기였던 '오피스텔 감금 논란' 사건 당사자인 국정원 직원 김 모(36) 씨가 위증 혐의에 대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이관용 부장판사)는 위증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이었던 김 씨는 18대 대선 직전인 2012년 12월 오피스텔에서 댓글 작업을 하던 중 당시 민주통합당 국회의원들이 오피스텔 앞으로 몰려와 '감금 논란'에 휘말렸던 인물입니다.

김 씨는 이후 불법적인 댓글 활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고발당했지만,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처벌을 피했습니다.

김 씨를 감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회의원들도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이후 검찰은 댓글 사건을 다시 수사해 김 씨를 위증 혐의로 2018년 2월 기소했습니다.

김 씨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 등에서 허위 증언을 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이슈와 논지' 같은 문건 등으로 하달된 지시대로 조직적 활동을 하고도 이와 무관한 상급자 구두 지시에 따라 개별적 댓글 활동을 했다고 허위로 진술했다는 것이 검찰 주장입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김 씨가 '이슈와 논지' 생성과정을 잘 알지 못하는 만큼 문건에 의한 지시와 상급자 지시를 구별하지 못한 것이 허위 진술이라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김 씨가 국정원 내부 이메일로 매일 '이슈와 논지'를 전달받아 상부로부터 댓글 활동 지시를 받은 점을 잘 알고 있었다며 항소했지만, 2심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재판에서 김 씨 증언의 취지는 상급자인 파트장을 통해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였다"며 "구두 지시와 메일 지시가 각각 어느 정도였는지 증인 신문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김 씨 증언 내용이 허위라는 걸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이현영 기자leehy@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