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예' 예능보다 웃긴 멜로드라마, 낯선 유형 '절반의 성공' [TV와치]

박은해 2020. 8. 2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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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예뻤을 때'가 멜로 드라마 아닌 예능 프로그램이었다면 아마 역사의 한 획을 그었을 것이다.

MBC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극본 조현경/연출 오경훈 송연화)는 정말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드라마다.

깊은 감정선이 드러나는 진지한 장면에서조차 몰입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서환은 오예지가 고모 때문에 교생 실습을 그만둘까 봐 새벽부터 나서 전교생들에게 소문을 내지 말아달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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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은해 기자]

'내가 가장 예뻤을 때'가 멜로 드라마 아닌 예능 프로그램이었다면 아마 역사의 한 획을 그었을 것이다. 웃기려고 애쓰지 않아도 5분마다 시청자를 폭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MBC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극본 조현경/연출 오경훈 송연화)는 정말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드라마다. KBS1 '한국인의 밥상' tvN '삼시세끼 산촌편'을 연상시키는 양평표 자연인 밥상이 매회 등장하는가 하면, 주인공들은 모조리 90년대로 회귀한 듯 올드한 대사를 쏟아낸다. 조카가 교생 실습하는 학교까지 찾아와 패악질하는 고모는 지금 보고 있는 게 미니시리즈인지 아침드라마인지 헷갈리게 한다.

여기다 엔딩에서 화면 반을 꽉 채운 거대한 달은 화룡점정이었다. 아무리 여주인공 오예지(임수향 분)가 "저렇게 큰 달은 처음 봐요"라는 대사를 했기로서니 공상과학 영화에나 등장할법한 엄청난 크기의 달 CG는 너무하지 않은가. 이를 본 시청자들은 "혹시 저걸 보면 서진(하석진 분)이 늑대인간으로 변하냐"며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는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한계까지 쏟아부은 클리셰 설정도 웃음의 한 축을 담당한다. 서환(지수 분)과 서진 형제는 오예지에게 한눈에 반해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서진은 부끄럽지도 않은지 로미오에 빙의해 오예지에게 추파를 던진다. 오예지에게 "용감한 아가씨 아니었나?"라고 말하며 치명적 매력을 표출하는 그를 보며 시청자들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헷갈렸다.

바람난 첩을 바람 상대와 강제 결혼시키려는 대기업 회장의 속내는 이미 이해하기를 포기했다. 그 첩에게 농락당한 서진은 "여기가 왕이 버린 여자 귀족이 나눠 갖는 중세 유럽이야?"라고 말하며 분노한다. 멜로였다가, 치정이었다가, 막장드라마였다 하는 드라마 분위기는 좋게 말하면 지루하지 않았고, 나쁘게 말하면 정신없었다. 게다가 다음 화에서는 급발진한 형제가 오예지를 사이에 두고 멱살잡이까지 할 예정이다.

8월 19일 열린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제작발표회에서 오경훈 감독은 드라마를 통해 힐링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 목표는 이미 달성한 것 같다. 근심, 걱정 다 내려놓고 실컷 웃느라 힐링 효과는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가 주는 웃음은 사실 멜로 드라마와는 조금 괴리가 있다. 깊은 감정선이 드러나는 진지한 장면에서조차 몰입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웃음이 불편하거나 거북하지는 않다. 순수함이 묻어나는 캐릭터와 위로가 중심이 되는 따듯한 이야기 덕분이다.

서환은 오예지가 고모 때문에 교생 실습을 그만둘까 봐 새벽부터 나서 전교생들에게 소문을 내지 말아달라 부탁한다. 또 우울감에 빠져 있는 오예지를 냇가로 데려가 다슬기를 잡으며 복잡한 생각을 지워버린다. 서진 역시 오예지 기분 전환을 위해 드라이브를 제안하는 등 형제는 각자의 방식으로 오예지를 위로한다. 양평에서 맛보는 자연인 밥상조차도 가족들 틈에서 따뜻한 밥 한 번 먹어본 적 없는 오예지에게 울컥한 감동을 선사한다. 그 시간 속에서 오예지는 평생 자신을 옥�q던 고통 속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

극 중에서 오예지는 자신을 지켜준 서환에게 "너는 처음 먹어보는 이상한 열대과일 같다"고 말한다. 사실은 되게 맛있는 건데 이게 처음이라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도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사실 엄청 재밌는데 처음 접하는 낯선 유형의 드라마라 시청자들이 잘 모르는 거라면. 어쨌든 다음 화를 궁금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이다.

(사진=MBC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방송화면 캡처)

뉴스엔 박은해 p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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