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티파니·까르띠에·오메가 등 '명품 예물' 줄줄이 가격 인상

김은영 기자 2020. 8. 2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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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철 앞두고 주얼리·시계 명품 일제히 가격 인상
코로나에도 명품 인기는 여전… 가격 인상 소식에 ‘오픈런’ 현상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서울·경기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지난 18일 오후, 서울의 한 백화점 명품관 까르띠에 매장이 손님들로 북적였다. 매장에 들어가려는 대기자만 50여 팀, 다음 달 1일 가격 인상을 앞두고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었다.

21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티파니앤코, 까르띠에, 오메가 등 명품들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한다.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소속의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는 오는 25일 목걸이와 팔찌 등 주요 제품을 인상한다. 지난 6월 일부 주얼리 가격을 7~11%가량 인상한 지 2개월 만이다.

다음 달 1일에는 프랑스 명품 까르띠에가 전 제품의 가격을 2~6% 인상한다. 품목별 인상 폭은 시계류는 2%, 주얼리류는 4.5%로 알려진다. 인기 제품인 탱크 솔로 시계는 57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러브팔찌는 785만원에서 830만원으로 오른다. 까르띠에는 지난해 7월 가격을 인상한 이래 14개월 만에 조정한다.

예물 시계로 인기가 높은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오메가도 같은 날 주요 제품의 가격을 5%가량 인상한다. 프랑스 보석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도 내달 중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릴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이탈리아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가 가격을 4%가량 인상한 바 있다.

이번에 가격을 조정하는 브랜드들은 모두 보석과 시계를 주력으로 생산·판매하는 곳으로, 가을 혼수철을 앞두고 가격 인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명품 브랜드는 매년 1~3회가량 가격을 인상하는데, 주로 결혼식이 몰린 봄과 가을에 가격을 올린다.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올해도 명품의 인기는 지속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주요 백화점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여성 캐주얼(-34.9%)과 남성 의류(-23%) 등 패션 상품군이 고전하면서 백화점 전체 매출이 14.2% 감소했지만, 명품은 나 홀로 성장했다.

명품은 특정 고객들이 과시적인 목적으로 사기 때문에, 경기 변동과 소비 침체 등에 영향을 적게 받는다. 오히려 가격이 오를수록 잘 팔리는 ‘베블런 효과’가 통한다. 일각에선 코로나 이후 억눌렸던 소비 욕구를 해소하려는 보상소비(보복소비)가 명품 소비를 촉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명품들은 올해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샤넬을 비롯해 고야드, 불가리, 롤렉스, 루이비통, 셀린느, 티파니 등이 가격을 올렸다. 루이비통의 경우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해 3월과 5월에 가격을 인상했는데, 다음 달에도 가격을 인상할 거라는 소문이 돈다.

명품 업체들은 가격 인상의 이유로 환율 변동과 원자재 상승 등을 꼽는다. 하지만 수시로 이뤄지는 가격 인상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이에 한 편에선 가격 인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오픈런(Open run·백화점 개장을 기다렸다가 문이 열리기 무섭게 매장으로 달려가는 것)’ 등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는 것을 노린 상술이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이번 까르띠에의 가격 인상 소식은 판매원들이 우량고객(VIP)들에게 정보를 흘리면서 인터넷 명품 커뮤니티를 통해 구전됐다. 매장 앞에서 만난 이모 씨는 "OO백화점 매장 매니저가 가격 인상이 확정됐다는 문자를 줬다"며 "고민하던 제품이 있으면 인상 전 구매하는 게 좋을 거라는 매니저의 말에 매장을 찾았다"고 했다. 한모 씨는 "갖고 싶던 시계가 있었는데,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에 지금 아니면 못 살 거 같아 구매했다"며 "재고가 없어 정가의 40%를 보증금으로 내고 예약했다. 한 달 후에나 받을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명품 불패’ 현상은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일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올해 코로나 여파로 중국(-22%)과 미국(-25%) 매출이 부진하면서 세계 럭셔리 시장 규모가 작년보다 18%가량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명품 매출 규모 세계 8위인 한국은 -1%로 큰 변동이 없으리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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