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 김정영 "마지막회 비현실적? 문제의식 던진 결말"[EN:인터뷰②]




[뉴스엔 김명미 기자]
김정영이 '십시일반' 결말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배우 김정영은 MBC 수목드라마 '십시일반'(극본 최경/연출 진창규)에서 20년 전 불륜으로 이혼한 유인호(남문철 분)를 1년 전부터 돌봐주고 있는 지설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십시일반'은 유명 화가의 수백억 대 재산을 둘러싼 사람들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그린 블랙 코미디 추리극. 자상하고 우아한 첫인상과 달리 미스터리한 카리스마로 극의 긴장감을 높인 김정영은 마지막까지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특히 '십시일반'은 베테랑 연극 배우들이 대거 포진돼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연극과 영화를 오가며 연기력을 쌓아온 김정영은 선과 악 어느 캐릭터를 만나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배우. 분위기를 주도하며 극을 이끌어온 그는 마지막까지 반전을 선사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주연배우 9명 모두 구멍 없는 연기력을 자랑한 작품. 김정영은 8월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어린 후배들의 연기를 어떻게 봤냐"는 질문에 "빈말이 아니라 놀랐다. 김혜준(유빛나 역), 최규진(유해준 역), 김시은(독고선 역) 배우 모두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 우리끼리 '진짜 잘해야겠다. 젊은 친구들이 저렇게 잘하는데, 나이 먹었다고 게으르게 연기해서 꼰대 밖에 더 되겠냐'고 했다. 감독님이 정말 캐스팅을 잘한 것 같다"며 극찬했다.
'십시일반'은 인물과 인물의 관계에 중점을 둔 드라마였다. 특히 많은 시청자들은 지설영과 유빛나의 관계에 주목했다. 마지막회를 통해 알고 보니 지설영이 어린 유빛나를 바다에서 구해줬었다는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 따뜻한 반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유빛나가 왜 그토록 지설영에게 적대심을 가졌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장면이었다.
이와 관련 김정영은 "워낙 지설영이라는 사람 자체가 표현하는 스타일이 아니지 않나. 아이의 눈으로 볼 때는 자상한 사람이 더 좋은 기억으로 남을 텐데, 지설영이 덤덤히 대하고 표현도 왔다갔다 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며 "댓글을 보니까 지설영이 유빛나를 키운 것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있던데, 그건 아니다. 아마 하루 정도 야유회를 다녀온 게 아닌가 싶다. 지설영이 유빛나를 키운 게 아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기억이 짧고, 그래서 유빛나가 지설영에 대해 왜곡해 기억하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을 밝혔다.
주인공 모두가 유산을 포기하는 결말은 개연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김정영은 "물론 현실에서 그만한 돈을 포기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 같다. 드라마니까 가능한 이야기"라며 "우리는 캐릭터를 통해 드라마가 구현하려는 주제의식을 표현해야 된다. 작가님이 애초에 유산 문제를 다루면서 인간의 탐욕을 보여주고 싶어 했는데, 그런 결말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될까'라는 문제의식을 던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영의 차기작은 오는 31일 첫 방송 예정인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다. 이 작품에는 김정영의 실제 남편인 배우 김학선도 출연한다. 두 사람은 과거 SBS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부부 역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부부가 일터에서 만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김정영은 "기본적으로 저희 둘은 연기 스타일이 안 맞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김정영은 "예전에 함께 연극을 했다. 2인극이었는데, 남편은 그때그때 감각으로 연기를 하더라. 저는 그래도 나름대로 연습을 하고 계산된 부분에서 연기를 하는 편인데, 너무 영혼이 자유롭더라. 배워야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다시는 우리 둘이 작품을 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계속 작품이 들어오는데 안 할 수 없으니 하게 됐다"며 "영화 '오! 문희'에서도 함께 부부로 나온다. 때리는 신이 있었는데, 진짜로 세게 맞았다. '연기 아닌 거 아니야?' 이랬다"고 말해 또 한 번 폭소를 안겼다. 그러면서 김정영은 "특별할 건 없다. 부부가 같이 식당 하는 거랑 똑같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대학교 때 연극반 활동을 하던 김정영은 졸업할 때쯤 '무슨 일을 하면 재밌게 살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고, 24살 때 극단 사무실을 찾아갔다. 무작정 극단 생활을 시작한 그는 한 번도 다른 일에 눈을 돌리지 않고 연기에 몰두했다.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둘째 아이를 낳고 만 3년간 연기를 못 했던 때였다.
김정영은 "제가 쉬려고 한 게 아니라 작품이 들어오지 않았다. 나중에 신춘문예 공연으로 복귀했는데, 어떻게 무대에서 발을 뗐는지 기억이 안 날 만큼 힘들더라. 경력 단절을 경험한 것"이라며 "그 작품을 안 했으면 회복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울면서 적응했다. 이후 아이 키우면서 노하우가 생겼는데, 30대는 어떻게 지나간지 모르겠다. 40대가 되고 드라마를 하면서 이래저래 안정적인 생활이 됐다"고 털어놨다.
일에 대한 의지는 강하지만, 역할에 대한 큰 욕심은 없다. 김정영은 "저는 들어오면 다 한다. 실제로 들어온 역할 중 고사한 게 거의 없다. 웬만하면 다 하는데, 진짜 일정이 안 돼서 올해 몇 개를 못 했다. 그래도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엄마 역할은 많이 했기 때문에 색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다. 보는 분들이 '저 배우는 맨날 다 똑같아'라고 이야기할까 봐 무섭기 때문이다"며 "이번 '십시일반' 분장 팀과 촬영 팀이 그래서 너무 고마웠다. 어쨌든 500억 자산을 가진 사람의 안주인 아닌가. 기품 있고 우아하게 꾸며줘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올해 나이 49세, 지천명을 앞둔 김정영은 최근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세계 진출을 노리는 거냐"는 질문에 "그것도 좋다"며 농담한 그는 "영어를 사용하는 역할이 들어올 수도 있고, 또 그게 아니더라도 단어를 외우면서 머리를 쓰는 게 좋은 것 같다. 늘 같은 일만 하다가 다른 일을 하니까 기분이 정말 좋아지더라"고 밝혔다. 또 "제가 컴맹인데, 컴퓨터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오지 않았나. 늘 남편에게 의존하는데, SNS를 시작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컴퓨터를 배워볼까 생각 중이다"며 도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십시일반'은 지난 13일 8회를 끝으로 종영했다.(사진=에스더블유엠피 제공)
뉴스엔 김명미 mm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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