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발목 잡힌 유해 송환..속 타는 유족들
<앵커>
일제강점기 나라 밖으로 강제동원됐다가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가 '피해 신고' 기준으로만 2만 3천 명을 넘습니다. 유족들은 어서 유해라도 모셔오고 싶은데, 유전자 검사는 지지부진하고, 이미 신원이 확인된 유해마저 코로나 상황 때문에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상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29일, SBS 8뉴스 : 태평양 전쟁 당시, 외딴 섬에 강제로 끌려갔던 한국인 중 1명이 국내 유가족과 친자 관계임이 최종 확인됐습니다.]
유전자 감식을 거쳐 남태평양 징용 피해자 중 유일하게 신원이 확인된 고 최병연 씨.
타라와 46번으로 불리다 이름을 되찾은 유해는 올 상반기 국내 송환 예정이었지만, 여태껏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해를 보관 중인 키리바시공화국이 코로나 사태를 이유로 외부인 입국을 허락하지 않아서입니다.
[최금수/故 최병연 씨 차남 : 속이야 말할 수 없이 상하죠. 우리 선산에다 모시려고 했어요. 그것이 언제 끝날지를 모르니까 열통이 터지죠.]
나라 밖에서 목숨을 잃고 유해조차 찾지 못한 강제동원 희생자는 2만 3천7백여 명으로 파악됩니다.
현재 발굴됐거나 발굴 직전인 유해는 2천 위 정도인데 이중 한국인 희생자를 가려내 송환하려면 유해와 유족의 유전자 대조 검사가 필수적입니다.
유해 송환의 출발점인 셈인데 기다리는 유족은 3천 명에 이르지만, 검사를 받은 건 지난 3년간 365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나마 올 들어선 아예 중단됐습니다.
[행정안전부 유해봉환과 관계자 : 코로나로 인해서 보건소에서 못 하고 있는 실정이네요. (올해는) 아직 실적은 없네요.]
대부분 고령인 유족들은 하루가 급한 상황.
[이윤재/강제동원 희생자 유족 : 뼈라도 한 번 만져보고 이게 우리 아버지구나 해야지, 내 가슴이 풀릴 것 같은 생각에서 빨리 유전자 검사를 해다오. 그렇게 원하는 거죠.]
예산도 5억 원이나 배정된 만큼 민간연구소에라도 맡기는 등 송환 책임을 진 행정안전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김준희)
임상범 기자doong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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