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차량 참변' 마라톤대회 주최 측 과실치사 입건
<앵커>
지난달 울트라 마라톤 대회 참가자 3명이 새벽에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사고가 있었죠. 대회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진 게 맞냐는 비난이 이어졌는데, 경찰이 안전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행사 주최 측 책임자들을 형사 입건한 걸로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안희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6일간 500km 넘게 뛰는 마라톤 대회 참가자 3명이 음주 차량에 치여 숨진 사고 직후, 가해 운전자는 구속됐지만, 대회 안전관리에 허점이 많았다는 의혹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한 달에 걸친 수사 끝에 경찰이 주최 측 연맹 회장과 사무총장을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한 사실이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음주 사고지만 사고 예방 노력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회비 4천만 원 대부분 식비와 숙박비로 쓰였고 안전조치 비용은 4%, 130만 원 정도만 지출됐습니다.
안전장비를 점검하는 천막은 50km마다 설치됐는데, 사전 교육을 받은 안전요원 역시 없었습니다.
천막 통과 직후 사고가 났지만 119 도착 전까지 별다른 응급조치조차 없었는데, 전 구간 구급차는 없었고 대신 근처 응급실 전화번호만 참가자들에게 알린 걸로 조사됐습니다.
경광봉 등 미착용 시 불이익을 준다는 규정이 있지만 "동호회 특성상 적발해도 불이익을 못줬다"는 진술을 경찰은 확보했습니다.
주최 측은 일부 미숙한 점은 있었지만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최 측 관계자 : (방대한 구간에서) 순간순간을 일일이 통제하는 건 굉장히 무리잖아요. 경찰이 무리하게 우리한테 책임을 전가한다면 그건 잘못된 거죠.]
지난 2007년과 2008년에도 울트라마라톤 참가자가 교통사고로 숨졌지만 주최 측이 처벌된 적은 없습니다.
경찰은 입건자 2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길 방침입니다.
안희재 기자an.heeja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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