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활기 되찾는 남원 '수몰 마을'..하우스·양만장은 아직(종합)

임채두 2020. 8. 1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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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마친 식당·주택 가재도구 '윤기'..골목 가득 쓰레기도 감소
무너진 비닐하우스 손도 못대..양만장 앞 폐사한 장어 한가득
군장병 등 1천여명 복구 '구슬땀'.."장병들 덕분에 한시름 덜어"
흙탕물을 씻어내기 위해 (남원=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폭우에 침수됐던 전북 남원시 금지면 상귀마을의 한 주택에 12일 오후 깨끗이 세탁된 옷이 빨랫줄에 널려 있다. 2020.8.12 warm@yna.co.kr

(남원=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빗줄기가 잦아들고 먹색 구름 사이로 맑은 하늘이 드리운 12일 전북 남원시 금지면 상귀마을은 수해 피해를 딛고 서서히 활기를 띠었다.

전날만 해도 마을 어귀부터 풍겼던 악취와 비 비린내를 주방세제와 비누 냄새가 어느 정도 밀어내고 있었다.

상귀마을 진입 전에 있던 한 식당에서는 주인과 종업원 등이 식기를 행주로 닦는 데 여념이 없었다.

군데군데 진흙이 묻어 있던 식기 표면에 어느새 윤기가 돌았고 주방에는 세척을 마친 그릇과 주전자 등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빗물에 쓸려 이곳저곳에 나뒹굴던 장판은 가게 밖으로 옮겨져 회색 시멘트 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식당 주인 정영애(65·여)씨는 내부의 물기가 마르면 새 장판을 깔고 도배도 새로 해야 한다고 했다.

전날부터 전기가 일부 복구돼 가게 내부에는 대형 선풍기가 가동 중이었다.

"아직 할 일이 태산"이라던 정씨는 사흘 전부터 군 장병과 경찰 등의 도움을 받아 이 정도까지 복구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젊은 장병들이 무거운 냉장고와 영업용 가구 등을 밖으로 옮겨줘서 한시름 덜었다"며 "수도와 전기도 못 쓰다가 어제 늦은 오후부터 들어오기 시작해 그나마 좀 낫다"고 엷은 미소를 지었다.

반짝반짝하게 닦인 식기들 (남원=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폭우에 침수됐던 전북 남원시 금지면 상귀마을의 한 음식점 주방에 12일 오후 깨끗이 닦인 식기들이 놓여있다. 흙탕물로 가득 채워졌던 바닥도 깨끗이 닦여있다. 2020.8.12 warm@yna.co.kr

맞은편 식당 역시 복구 작업이 중반을 넘어가고 있었다.

바닥은 새 장판을 맞을 준비를 마쳤고 수돗물로 씻은 하얀색 식기는 가게 외부에 보기 좋게 쌓여 있었다.

공들여 씻은 싱크대와 식기들이 다시 비를 맞을까 봐 푸른빛 비닐로 씌워둔 상태였다.

마을 내부로 들어가자 골목에 산처럼 쌓여있던 쓰레기더미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중장비의 대형 집게는 폐기물을 한움큼 집어 트럭에 조심히 내려놓았다.

인근 주택에서 빗물에 젖은 빨래를 연신 깨끗한 물에 헹구고 있던 조성경(47·여)씨는 "빨래만 마무리하면 주택은 곧 정비가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못 쓰게 된 가전제품과 생활용품 등을 새로 사야 한다"면서도 "그동안 경찰과 군인, 공무원들이 나와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줘 이제 조금 희망이 보인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주택 복구는 이틀 정도면 끝날 것 같은데 비닐하우스와 축사가 문제"라며 "우리 하우스에서 재배하던 멜론은 이제 막 열매가 열렸는데 죄다 못쓰게 됐다. 농경지 복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걱정했다.

이제는 복구 (남원=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폭우에 침수됐던 전북 남원시 금지면 상귀마을에 12일 오후 각 주택에서 버려진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다. 2020.8.12 warm@yna.co.kr

상귀마을은 점차 기운을 차리고 있지만, 아직 하도마을과 용전마을 등은 아직 주택 복구가 한창이다.

남원시 관계자는 "일부 마을은 가재도구 토사를 씻어내고 장판을 뜯어내는 등 어느 정도 정비를 마쳤지만, 여전히 많은 마을은 복구가 한창"이라며 "얼른 남원을 비롯한 도내 여러 시·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복구가 탄력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닐하우스와 축사, 양만장 피해를 조사하고 있다"며 "피해 조사가 마무리되면 민간봉사단체 등과 협력해 복구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흙탕물 묻은 농기계 (남원=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마을이 침수됐던 전북 남원시 금지면 하도마을에 12일 오후 흙탕물이 가득 묻은 농기계가 놓여 있다. 2020.8.12 warm@yna.co.kr

실제로 하도마을로 들어서자 무너지고 쓰러져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비닐하우스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참깨, 벼, 옥수수 등을 재배한다는 조영길(69)씨는 장화를 신고 하우스 옆 창고동을 정리하고 있었다.

창고 안 관리기 등 농기계를 먼저 정리하고 하우스를 순서대로 정비할 요량이다.

아직 집도 채 정리가 되지 않았지만, 비닐하우스 피해도 걱정돼 부랴부랴 나온 것이다.

물이 한가득 들어찼던 창고에서는 이날만 해도 1t 트럭 2대 분량의 쓰레기가 나왔다.

조씨는 "군인과 경찰, 자원봉사자들은 마을로 가 있다"며 "주택 복구가 먼저라 아직 비닐하우스에는 다들 신경을 쓰지 못한다"고 푸념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부터는 감자도 심어야 하는데 비닐하우스가 이 지경이라 속상할 뿐"이라며 "가족, 친구들을 다 불러서 쓰레기를 치우고 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고개를 떨궜다.

가득 쌓인 장어 폐사체 (남원=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마을이 침수됐던 전북 남원시 금지면 하도마을에 있는 한 장어 양만장에서 12일 오후 국군 장병들이 폐사한 장어 처리를 돕고 있다. 2020.8.12 warm@yna.co.kr

하도마을회관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나오는 장어 양만장은 사실상 복구가 힘들 정도로 피해가 막심했다.

양만장 양옆에는 죽은 장어 수십만 마리를 담은 포대 자루가 쌓여 있었다.

양만장 사장 서종원(51)씨는 "장어 치어와 성어를 합해 70만 마리 정도가 폐사했다"며 "올해 좀 무리해서 치어를 들여왔는데…"라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양만장 천장까지 물이 들어차 전체 장어의 90% 정도가 죽고 10%만 건졌는데 그마저도 전기가 복구되지 않아 거의 폐사했다"며 "발전기라도 얼른 구해줬더라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기록적 폭우와 섬진강 제방 붕괴로 수몰됐던 남원시 금지면 일대 7개 마을에는 이날 35사단 장병 750여명, 전북경찰청 직원 100여명, 민간 자원봉사단체 180여명 등 1천100여명이 피해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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