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볼 카운트별 최고의 타자는 누구?
코로나19로 2020 KBO리그의 개막이 불투명했던 것이 엇그제 같은데 어느새 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추락으로 승률 인플레 현상이 일어나 5할 승률 팀이 무려 7팀이 나올 정도로 중상위권 순위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개인 기록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그 중 매 시즌 타율 부문 경쟁은 항상 관심사 중 하나.
머리 싸움이 치열한 투수와 타자의 대결에서 볼카운트에 따라 타격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는 좋은 타격을 보이던 타자가 카운트가 몰리는 상황에서는 전혀 다른 성적을 내기도 한다. 그러니 타자들이 볼 판정에 민감한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면 볼카운트에 따른 KBO 타자들의 타격 성적은 어땠을까?
일단 올시즌 KBO 리그 전체 타자들의 볼카운트 별 타격 성적을 살펴 보고 특정 볼카운트에서 어떤 타자들이 좋은 활약을 보였는지 확인해 보자. (이하 기록은 8/10 기준)
(타자의 카운트인 3볼 1스트라이크 상황과 투수의 카운트인 0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타격 성적이 극과 극임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떤 대결에서든 선수 필승은 가장 선호받는 전략이다. 야구에서도 마찬가지다.
투수가 던진 첫 공을 공략하는 것은 타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다. 투수가 던지는 다양한 볼의 예측이 점점 힘들고 상황에 따라 머리가 복잡해지면 자신의 타격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물러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초구 타격 성적이 뛰어난 타자들
그렇다면 올 시즌 초구 공략에 가장 뛰어났던 타자는? 그 주인공은 바로 삼성 구자욱. 초구 공략 타율이 무려 0.679를 자랑한다.
야구계에서 흔히 말하는 ‘자신 없으면 초구부터 휘둘러라’라는 속설을 증명한 셈. 타점도 13타점으로 (전체 34타점) 1/3을 넘었다.
2군 조정 이후 타점 머신의 명성을 되찾은 LG 채은성도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올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KT 위즈는 2명이 눈에 띄는데 (배병옥, 장성우) 이들이 초구 타격에서 20타점 이상을 합작하며 타선을 이끌고 있다.
*가장 많은 초구 홈런을 기록한 선수 BEST 5
그렇다면 초구 타격에서 홈런을 가장 많이 날린 주인공은 누굴까?
SK 거포 최정이 6개(전체 18개)로 가장 많은 홈런을 날렸다. 그런데 다소 놀라운 이름도 있다. 해답은 키움 박동원. 볼카운트 0-0에서 5개(전체 12개)의 홈런을 날려 이 부분 2위에 올랐다. 비중도 거의 절반에 육박했다.
투수의 심리를 잘 파악하는 포수답게 초구 카운트를 잡기 위한 투구를 적극 공략해 홈런포를 가동했다. 타점도 17타점 (전체 46타점)으로 약 37%를 차지한다.
타자의 카운트라 불리기도 하지만 타자들이 고민에 빠지는 카운트를 꼽아보자면 3볼 1스트라이크.
공 하나만 잘 고르면 바로 볼넷으로 출루 할 수 있다. 그러나 타석에서 파울 또는 스트라이크를 당한다면 순식간에 상황은 불리해 진다. 그래서 타격할 지 말지 고민이 교차하는 카운트.
그렇다면 이 볼 카운트의 ‘달인’은?
*3볼 1스트라이크의 타격 성적
앞서 말했듯 볼넷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카운트라 초구 타격에 비해 타격 표본이 적었다.
따라서 타율 순이 아닌 최다안타 순으로 베스트 타자를 살펴봤다. 이 볼 카운트에서도 예상치 못한 이름이 나왔다. 바로 LG 오지환. 이 볼 카운트에서 7개의 안타를 기록해 상당히 강했다.
그리고 이 볼카운트에서는 두산 주력 타자 3명(페르난데스, 박건우, 김재환)이 눈에 띈다. 또 한명 주목할 타자는 NC 노진혁. 조용하면서 강한 그는 NC가 1위를 달리는 게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그 밖에 KIA 외국인 타자 터커도 3볼 1스트라이크에 강했다. 따라서 비교적 팀 장타력이 떨어지는 KIA가 5위를 사수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이번에는 투수와 타자의 운명을 가르는 볼 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타석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이 카운트에서 들어가는 볼은 2볼 1스트라이크, 1볼 2스트라이크로 갈라진다.
따라서 타자들과 투수들의 입장이 확 바뀌는 카운트. 이 카운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BEST 플레이어를 꼽아보았다. 누가 타석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을까? 최고 타율을 보여준 선수 BEST 플레이어와 최다안타 BEST 플레이어를 동시에 뽑아보았다.
*1볼 1스트라이크에서 최다 안타 타자들
*1볼 1스트라이크에서 최고 타율 타자들
갈림길 카운트의 최다 안타 1위는 올시즌 장타력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키움 이정후.
올 시즌 200안타에 도전하는 이정후는 볼 카운트 1-1에서 20안타를 뽑아 내 전체 114안타 중 약 20%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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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정확도는 누가 가장 좋았을까? 두산 김재환이 압도적이다. 무려 .750이었다. 그 밖에 로하스(kt), 권희동, 알테어(각각 NC)는 이 볼 카운트에서 4홈런으로 가장 많은 홈런을 날려 상대 투수들을 괴롭혔다.
0볼 2스트라이크는 투수에게 가장 유리한 볼카운트. 당연히 이 카운트에서 홈런이 2번째(17개)로 가장 적게 나왔다.
반대로 투수가 방심한 틈을 노려 예상 밖의 결과를 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렇다면 가장 타격에 불리한 카운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타자들은 누구일까?
*0볼 2스트라이크에서 잘 했던 주인공들
우선 서울을 연고지로 한 팀의 3명의 선수가 눈에 띈다.
주인공은 김재호(두산), 이천웅(LG), 그리고 서건창(키움).
두산 김재호는 0볼 2스트라이크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무려 10안타를 터뜨렸고 타율도 5할을 훌쩍 넘는다. 장타는 3루타 단 1개 뿐이지만 정확하게 맞추는 타격으로 빠른 승부를 건 투수를 당혹케 했다.
키움 서건창은 타점도 4타점이다. 이 밖에 최악의 팀 성적을 내고 있는 한화에서 고군분투하는 이용규(6안타 .316)가 인상적이다.
이번에는 볼 하나에 모든 것이 갈리는 3볼 2스트라이크 상황이다. 2스트라이크 카운트 중 가장 타율이 높고 장타율도 높다. 이 카운트는 마운드 위의 투수도 긴장하기 때문에 신중해지는 볼 카운트. 누가 이 카운트에서 잘 했을까?
최다 안타를 기준으로 뽑아보았다.
*풀카운트에서 강세를 보인 타자들
이 볼 카운트에서 최다 안타는 타격 기계라 불리는 김현수(LG) 그리고 그의 동료인 오지환(LG)가 각각 1, 2위를 달렸다. 오지환은 정확도는 낮은 편이지만 타점(5타점)도 꽤 올렸다.
그 뒤를 김상수(삼성)와 조용호(kt)가 3위 5위에 올랐다. 로하스(kt)도 눈에 띄는데 8타점이 눈에 간다. kt의 상승세가 괜한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팀이 올 시즌 부진에 빠졌지만 로맥(SK)이 BEST 5에 들어 외롭게 선전 중이다. 다만 타점이 1타점에 불과해 SK의 득점력 저하를 상징하는 편린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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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야구 뿐 아니라 세상사 어떤 일이든 과정이 쌓여 결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그 과정은 좋을 때도 그리고 나쁠 때도 있다.
앞서 살펴봤듯 불리한 상황에서 김재호처럼 되려 더 좋은 결과를 내는 이들도 있다.
은퇴 선수들이 종종 하는 말들 중 ‘유니폼을 벗을 때가 가까워지니까 매 순간의 볼카운트가 소중하게 느껴졌다’는 말은 울림이 있다. 올 시즌이 끝나고 어떤 결과가 남게 될지도 주목해 보자.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STATIZ]
[원문: 장정환 칼럼니스트/ 정리 및 편집: 민상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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