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쥔 마지막 칼, 녹슬면 다 끝난다는 마음으로 뮤지컬 했다

허백윤 2020. 8. 7.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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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스럽고 감사하죠." "아직도 배우는 마음이고 감사할 뿐이에요."

인터뷰 한 시간 동안 주고받은 말의 절반 이상이 '감사하다'였던 그의 지난 10년은 절실함으로 채워진 듯했다.

"매 순간 마지막일 수 있다는 마음"이라는 그는 "다른 건 몰라도 김준수가 나오는 뮤지컬은 음악만큼은 좋을 거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며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또다시 고마움을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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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번째 무대 오른 김준수

[서울신문]

김준수

“영광스럽고 감사하죠.” “아직도 배우는 마음이고 감사할 뿐이에요.”

●‘모차르트!’ 남다른 의미… 이례적 인터뷰도

인터뷰 한 시간 동안 주고받은 말의 절반 이상이 ‘감사하다’였던 그의 지난 10년은 절실함으로 채워진 듯했다. “뮤지컬이 저에겐 마지막 남은 칼 한 자루였어요. 이것마저 녹슬면 다 끝난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인기 아이돌 출신 가수에서 뮤지컬 무대에 선 지 올해로 10년. 지난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모차르트!’로 500번째 뮤지컬 공연을 가진 김준수의 얘기다.

뮤지컬 작품으로 언론과 인터뷰를 하지 않았던 그는 지난달 29~30일 56개 매체의 기자들을 만났다. 그만큼 이번 ‘모차르트!’ 무대의 의미는 남다르다. 가수로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었고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뮤지컬 배우로 성공했건만 “여기까지 온 게 기적”이라며 여전히 조심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는 “욕을 너무 먹었다”면서 순탄하지 않았던 시작을 떠올렸다. 아이돌 출신의 뮤지컬 도전이 환영받지 못한 분위기였던 데다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동방신기에서 탈퇴한 뒤 1년여 동안 활동이 없었던 때였다. 한 번 듣기나 하라길래 받은 CD에서 대표곡인 ‘황금별’을 듣고 마음을 빼앗겼다고 한다.

“제가 세상에 외치고 싶었던 가슴에 응어리진 말들과 상황이 극 중 자유를 갈망하는 모차르트와 비슷해 공감이 많이 됐다”면서 “왜 있는 그대로 나를 봐 주지 않을까 답답하고 억울했는데 ‘황금별’에서 ‘너의 꿈을 찾고 싶으면 성벽을 박차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는 가사에 크게 감명받았다”고 했다. “욕먹고 잘 못하더라도 모차르트 배역을 빌려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 자체로도 힘이 될 것 같았다”고 덧댔다.

이후 ‘엘리자벳’, ‘드라큘라’ 등 잇따라 대작에 출연해 남우주연상(2012년 ‘엘리자벳’)까지 거머쥐었고 다시 초연 10주년을 맞이한 ‘모차르트!’에 돌아왔다. 김준수는 ‘다른 배우의 대사 실수는 웃고 넘겨도 내가 하면 큰일난다’, ‘음이탈이라도 내면 끝난다’는 강박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같은 실수도 내겐 잣대가 다를 거라고 생각해 부단히 노력했고, 이 기적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조마조마하며 살았다”는 것이다.

●“매 순간 감사한 마음으로 임한다”

동방신기 탈퇴 이후 10년간 방송 출연도 어려워 작품 홍보도 한 번 안 해 봤다는 그가 묵묵히 무대에서 입지를 굳힌 비결도 결국은 절박함에서 나온 성실한 태도였다. “작품 홍보를 위한 방송도 저만 빠진 적이 많다”는 씁쓸한 기억이 오히려 단련이 됐고 “그래서 저를 보러 와 주시는 관객들의 마음이 너무 감사해서 더 악착같이 했다”는 게 자랑 아닌 자랑이 됐다.

“매 순간 마지막일 수 있다는 마음”이라는 그는 “다른 건 몰라도 김준수가 나오는 뮤지컬은 음악만큼은 좋을 거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며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또다시 고마움을 꺼내 들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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