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하늘에 구멍 뻥!..사라진 한강공원 [김기자의 현장+]

“살다 살다 이런 비는 처음이야. 와도 비가 너무 와. 이제는 겁나”
4일 오전 8시쯤 이촌 한강공원에서 산책 중인 이촌동 한 주민이 이같이 말했다. 지난 주말부터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역이 물폭탄 수준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와 주택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또 ‘물폭탄’이 예고돼 피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강공원 곳곳에는 수마 할퀴고 간 흔적이 남아 있었고, 공원 고지대 일부분을 제외하고 모두 침수돼 출입이 불가능했다. 사고가 우려되는 곳마다 차단막이 설치돼 있었다. 시민들이 이용하던 운동기구들은 부유물이 걸린 채 형태만 보였고, 자전거 도로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흙탕물과 흙 범벅이 돼 있었다.
산책로도 사정은 비슷했다. 불어난 물은 보행로에 점점 차올랐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각종 쓰레기가 보행로 쉼터 벤치에 걸려 쌓여 만 갔다. 공원 시설물로 보이는 각종 기구는 불어난 물에 둥둥 떠 있거나 떠내려가기도 했다. 산책을 나온 시민들은 불어난 물을 구경하기도 했다. 한강공원은 잠시 물이 빠지며 제 모습을 찾는가 싶더니 다시 비가 쏟아지면서 산책로 등 완전히 물에 잠긴 채 제 모습을 잃은 진한 황톳빛 물바다 변해 있었다.


서울 잠수교 수위는 지난 3일 초당 1만 5000톤까지 방류량을 늘리면서 8.8m까지 치솟은 뒤 조금씩 내려가고 있지만,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었다. 세움 간판만 겨우 보일 정도로 물이 들어차고 있었다. 잠수교는 차량 통행 제한 기준인 6.2m는 넘는 상태다.


잠수교 주변 군데군데에는 수양버들부터 갯버들, 물억새가 드러나긴 했지만, 여전히 흙탕물과 떠내려온 쓰레기 투성이었고, 교각 일부만 물 위로 아슬아슬하게 보였다. 잠수교 진입로는 물이 잠겼다 빠지 다를 반복하면서 푹푹 빠지는 진흙탕이 됐다. 세빛섬, 둔치의 유람선, 선착장들은 마치 섬처럼 고립돼 있었다. 컨테이너식 집들이 지게차를 활용해 올림픽대로 인근 한강공원 진입로에 옮겨져 있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팔당댐에서 추가로 방류할 가능성 높아 공원 내 순찰 및 대피 안내방송 등을 통해 사람들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한강사업본부 한 관계자는 “수위가 잠시 내려갔다고 산책로나 자전거 도로가 안전하지 않다”면서 “안전사고 발생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 또 ‘물폭탄’ 예고…많은 곳 500㎜ 이상
기상청에 따르면 5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경기·강원영서·충청북부·서해5도 100∼300㎜(많은 곳 500㎜ 이상), 강원영동·충청남부·경북북부 50∼100㎜(많은 곳 150㎜ 이상), 남부내륙·제주도 5∼40㎜ 등이다.
정체전선(장마전선)이 5일까지 북한과 중부지방 사이를 오르내리면서 영향을 미치겠다. 가운데 강수대가 남북간의 폭은 좁게, 동서로는 길게 발달하면서 지역에 따른 강수량의 편차가 매우 크겠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에 많은 비로 하천과 저수지 범람, 산사태 등 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내리는 많은 비로 추가피해가 우려되니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장마는 오는 13일까지 중부지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특히 많은 비가 내린 중부지방은 산사태, 저지대 침수 등 추가피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겠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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