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때보다 빠른 수출 회복세..성장률 반등에도 '청신호'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여파로 휘청였던 수출이 빠르게 제자리를 찾고 있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도 회복세가 빠르다.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3.3%(전기대비)으로 주저앉은 게 두자릿수 비율로 급감한 수출 때문이던 것을 감안하면 성장률 회복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28억3000만달러(약 51조105억원)로 전년동월 대비 7%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수출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친 4월(-25.5%) 이후 3개월 연속 개선되면서 감소율이 처음으로 한 자릿수에 진입했다. 수출액도 3월 이후 처음으로 400억달러 대를 회복했다.
지난 2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3.3%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시행된 이동제한조치 등이 본격적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며 2분기 수출이 전기대비 16.6% 급감했기 때문이다.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지난 2분기 -4.1%포인트를 기록했다. 수출이 빠르게 제자리를 찾으면 경제성장률도 V자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코로나19 위기에서는 수출이 4월 -25.5%로 저점을 찍은 이후 5월 -23.7%, 6월에는 -10.9% 등 3개월 연속 수출 감소율이 낮아지고 있다.
과거 수출 위기 때 감소율이 악화되거나 등락을 반복했던 것에 비하면 이번엔 상대적으로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2001년 IT(정보기술) 버블 충격 당시를 보면 그해 3월 2.1% 감소했던 수출은 4월과 5월에도 각각 10.4%, 9.1% 줄었다. 6월엔 15.2% 급감했고 7월엔 21.2%까지 감소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11월 19.5%까지 줄었던 수출은 12월 17.9% 감소율을 기록했고 이듬해 1월엔 -34.4%까지 추락했다. 2월에 -18.5%로 회복하는 듯했지만 3월엔 -22.5%까지 밀렸다. 2015~16년 저유가 충격 당시도 상황은 비슷했다. 2016년 1월 1.0% 줄었던 수출은 2월 -3.4%, 3월 -4.6%, 4월 -8.0%, 5월 -11.0%로, 지속 하락했다.
코로나19 이후 월별 일평균 수출액도 5월(16억2000만달러) 바닥을 형성한 후 2개월째 증가하고 있다 7월 일평균 수출액은 17억1000만달러로 전월(16억7000만달러) 보다 4000만달러 늘었다. 7월 조업일이 25일로 올해 중 가장 많았으나 코로나19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일평균 수출액은 조업일이 많을수록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반도체와 컴퓨터, 무선통신 등 전통적 수출효자 품목이 반등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 확대로 바이오헬스 수출이 늘어났다. 7월 15대 주요 수출품목 중 바이오헬스(47%)와 컴퓨터(77.1%), 반도체(5.6%), 선박(18%), 가전(6.2%), 무선통신기기(4.5%) 등 6개가 플러스를 나타냈다. 지난 5월 54% 감소했던 자동차(-4.2%)도 감소폭이 크게 줄었다. 미국과 EU(유럽연합)로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덕분이다.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11.9% 줄어든 38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자본재는 증가했다. 코로나19에도 설비투자 활동이 지속됨에 따라 반도체 제조용장비 수입이 전년동월 대비 294.3% 늘어났다. 6개월 연속 증가다. 디스플레이 제조용장비는 지난달 수입이 287.8% 늘었다.
지역별로도 대미국 수출이 7.7%로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중국으로 수출은 2.5%로 2개월 연속 증가다. 미국과 중국 수출이 동시에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2018년 10월 이후 21개원만에 처음이다. EU으로 수출은 -11.1%로 지난 6월(-17%) 보다 수출 감소폭이 줄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4월 이후 수출감소율이 꾸준히 개선되며 7월들어 한자릿수대에 진입한 것은 의미가 크다"며 "아직 속단하기 이르지만 7월 실적은 여러 면에서 긍정적 회복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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