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 월북' 75분간 7번이나 찍혔는데, 아무도 몰랐다
지난 18일 새벽 강화도 연미정 근처 해안가에 택시를 타고 도착하는 25살 탈북자 김 씨의 남한 내 마지막 모습입니다.
김 씨는 철책 밑 배수로를 이른바 개구멍처럼 월북 통로로 이용했습니다.
배수로에는 철근들이 창살처럼 박혀 있지만 보통 체격 성인이 드나들기에도 충분한 간격입니다.
그 뒤로 설치된 철조망 역시 낡고 훼손돼 장애물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합참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여기에다 하루 두 번, 배수로를 순찰 점검해야 하는 관리 규정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김 씨가 18일 새벽 2시 46분쯤 배수로를 무사통과한 뒤 헤엄쳐 북한 탄포 지역에 도착할 때까지 약 75분 걸렸는데 이 과정에서 근거리와 중거리 감시 카메라, 열상감시장비에 7번이나 포착됐지만 근무자 중 누구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달빛이 흐렸고 부유물이 많이 떠다녔다고는 하지만 첨단 장비로 7번 찍고도 알아차리지 못한 데 대해 군은 할 말이 없습니다.
역설적으로 북한 보도가 없었다면 무용지물 감시 장비와 무사통과 배수로는 두고두고 월북, 월남 루트가 될 뻔했습니다.
[김준락/합참 공보실장 : 배수로 등 경계 취약 요소에 대해 즉각 보강하고, 감시 장비 운용 최적화 및 운용 요원에 대한 전문성, 숙련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군은 지휘 책임을 물어 해병대 2사단장을 보직 해임, 해병대 사령관과 수도군단장은 엄중경고하기로 했고 경찰은 탈북자 관리와 사건 처리가 미흡했다며 김포 경찰서장을 대기 발령했습니다.
김태훈 기자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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