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청 여자핸드볼 선수들 "강제 술자리서 감독이 성추행"
"사실 확인 땐 형사 고발 조치"
감독 "조사 받고 해명 고려"
[경향신문]
대구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이 소속 선수들을 술자리에 동원하고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대구시가 진상 파악에 나섰다.
29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시청 여자핸드볼팀 선수와 코치진은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4월을 전후해 선수단 숙소 옥상 등지에서 모두 4차례에 걸쳐 회식을 겸한 술자리를 가졌다.
일부 선수들은 이 모임에서 감독 A씨(47)가 ‘귓속말을 한다’는 명목으로 선수들의 귀에 바람을 불어넣거나 입맞춤을 하는 등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신체 일부나 속옷을 만지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선수들은 “강제적인 술자리였으며, 감독의 권위 때문에 성추행을 당하고도 불만을 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29일 A씨와 코치 B씨 등 지도자 2명에게 직무정지 조치를 내리고 선수들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했다. 공무원과 체육계 인사를 뺀 여성 상담전문가, 인권단체 관계자, 변호사 등 5명으로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선수 15명 전원과 물리치료사 1명 등 16명을 대상으로 진위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개별 면담을 벌여 성폭력 사실이 확인되면 형사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핸드볼팀 선수단은 이날 오전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하려 했지만, 대구시체육회는 이를 받지 않았다. 박희준 시 문화체육국장은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상태에서 반대되는 내용의 진정을 접수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선수들을 보호하면서 외부 인사들에 의해 객관적으로 피해 내용을 조사하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의혹에 대해 A감독은 “단체회식 자리에서 의견을 전하려다 보면 (선수들에게) 귓속말을 할 수도 있고, 신체 일부를 툭 치면서 주의를 끌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이러한 부분을 성추행이라고 표현하면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상조사단의 조사에 적극 응한 뒤, 결과에 따라 기자회견 등의 방식으로 적극 해명하는 방안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A감독은 2006년부터 11년간 해당 팀에서 코치를 맡았으며, 2017년부터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다.
대구시는 고 최숙현 선수 사건 이후인 이달 중순 직장운동경기부 19개 팀의 모든 선수들을 상대로 성폭력이나 폭행 등 가혹행위 발생 여부를 조사했지만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간 직장운동경기부 폭력 실태조사나 고충상담소를 통해서도 문제가 제기된 적은 없다고 시는 밝혔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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