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부모 징계권' 62년 만에 민법서 삭제
[경향신문]
학대 의심 땐 부모 즉시 분리
지자체에 전담 공무원 배치
처벌 강화 위한 TF도 운영
정부가 훈육을 빙자한 체벌을 막기 위해 친권자의 징계권 조항을 62년 만에 민법에서 삭제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 아동 학대가 의심될 경우 부모와 피해아동이 즉시 분리되고, 내년부터는 지자체에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배치된다.
교육부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사회관계 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아동·청소년 학대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현행 민법 915조(징계권)에는 친권자가 양육자를 보호·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1958년 민법 제정 이후 지금까지 유지된 이 조항은 아동을 부모의 소유물이나 훈육의 대상으로 인식시킬 수 있고, 부모의 체벌을 정당화해 아동 학대의 빌미로 작용할 우려가 있었다. 정부는 이 조항을 삭제하는 개정 작업에 착수해 8월부터 민법개정안 입법예고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학대 전담 공무원이 피해 아동을 부모와 즉시 분리할 수 있는 ‘즉각 분리제도’도 도입한다. 정부는 아동 학대가 명확히 의심되고, 피해 아동 조사를 위해 필요한 경우 임시 분리할 수 있도록 아동복지법에 관련 조항을 신설할 방침이다.
아동 학대 신고가 접수됐을 때 피해 아동의 신속한 보호를 위해 경찰이나 학대 전담 공무원이 출입할 수 있는 장소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는 ‘범죄가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신고된 현장’에만 출입할 수 있지만 ‘신고된 현장 또는 피해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장소’로 확대하기 위해 아동학대처벌법을 개정하기로 한 것이다.
아동 학대 처벌 강화를 위해 처벌 기준 및 양형기준 개선을 검토할 특별 전담팀(TF)도 운영한다. 아울러 학대행위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상담·교육 또는 의학적·심리적 치료를 3회 이상 거부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제재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학대 행위자가 의료·입양기관 등 아동 관련 기관에 종사할 수 없도록 취업 제한 직종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또 당초 2022년까지 배치할 예정이던 지자체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을 1년 앞당겨 내년까지 배치하고 직무 교육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충분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재 68곳인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학대피해아동쉼터를 확충하고, 해당 기관의 종사자 처우도 개선할 예정이다.
위기 아동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지역 유관기관 협의체도 구성된다. 현재 위기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경찰 등이 정보를 공유하고 있지만 지자체가 보유한 정보는 학교에 전달되지 않아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 앞으로는 국가 아동학대 정보시스템상 피해 아동 기록과 학대 행위자 정보, 학대 발생 우려가 있는 위기 의심 아동에 대한 지자체 정보가 학교에 주기적으로 공유된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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