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손바닥 그림이 멋진 학급간판으로 .. 미술 쌤은 요술쟁이

대구감천초교 김보법 교사
따라만 하면 작품 완성되는
유튜브 미술 수업으로 유명
그리는 기술 알려주기보다
시각적 마음 표현법에 초점
“최선 다해 작품 완성해 가며
성실·끈기·성취감까지 배워”
“‘막손’에게도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교사입니다. 그저 수업을 따라만 해도 멋진 작품이 완성되지요.”
대구 달서구 대구감천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김보법(31) 교사에게 쏟아지는 동료 교사들의 찬사다. 미술가와 미술 교사 사이에서 고민하다 초등교사가 된 그는 지난 2012년부터 꾸준히 미술 수업을 공개해왔는데, 그의 수업을 참고한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쉽지만 매우 유용한 김 교사의 수업안에 대해 엄지를 들어 올린다. 사실 미술은 교사들 사이에서도 전공자가 아니면 난감하게 느끼는 과목 중 하나다. 수채화, 정물화, 판화, 디자인 등 가르쳐야 할 종류는 많고 각각의 수업도 용구를 준비하고 사용해 결과물을 완성하기까지 까다로운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처음엔 블로그를 통해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멋진 작품이 완성되는 미술 수업 방법을 올렸다. ‘손바닥 찍어 학급 간판 만들기’ ‘애플 로고로 채도와 명도 익히기’ ‘이름으로 하는 레터링 아트’ 등 교사들이 교실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으면서도 미술 이론도 포함된 활동들이었다. 6년 동안 모인 그 기록들은 지난 2017년 ‘초등미술수업 52’라는 책으로 완성됐다. 김 교사는 교육 전문감성 매거진 ‘에듀콜라’에서도 미술수업을 주제로 글을 연재했다. 전국단위 미술연구회 ‘HADA’(하다)를 운영하며 회원 선생님들과 미술교육에 대한 연구도 하게 됐다. 그는 최근 현직 디자이너인 친구와 경남 지역 초등교사와 함께 유튜브도 시작했다. 김 교사는 “글로만 전달하는 미술 수업은 한계가 있어 영상으로 더욱 생생하게 수업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면서 “생각만큼 구독자가 많이 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많은 선생님과 학생들이 사용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미술수업에서 중요한 건 ‘미술실력(테크닉)’이 아닌 마음속에 있는 걸 시각적으로 표현해보는 경험 그 자체라고 말한다. 그는 “그림 실력과 상관없이 인간은 마음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표현하고픈 욕구가 있다”면서 “대부분의 미술수업이 아이디어를 표현하기보다는 기술적인 것을 배우는 데 그치다 보니 미술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가는 친구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김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이 가진 테크닉과는 별도로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최선을 다해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오는 미술수업을 많이 기대하고 있다. 실력이 좀 부족해도 열심히 참여한다면 예쁜 결과물이 나온다는 걸 학생들이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미술 교육에 대해 늘 고민하는 그가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교육철학은 무엇일까. 김 교사는 ‘성실함’과 ‘끈기’ 그리고 ‘성취감’을 이야기한다. 그는 “미술 시간에 학생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질문이 ‘전부 색칠해야 하나요?’인데, 무조건 끝까지 꼼꼼히 칠하게 시킨다”면서 “도화지가 넓어 봐야 교실 책상 크기의 2분의 1밖에 안 되는 8절인데, 도화지조차 책임지지 못한다면 다른 어떤 과목에서, 삶의 어떤 부분에서 성취를 낼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학생들이 자신이 시작한 일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방법을 미술을 통해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미술 시간에 열심히 고민하고 성실하게 색칠하고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만드는 습관이 생기고 나면 미술이 아닌 다른 과목에서도 성실함이 나오는 걸 여러 번 목격했다고 한다.
그는 “아침에 학생들이 교실 문을 열면 본인들이 만든 교실 명판, 협동작품, 자화상과 친구들의 초상화가 가득 채워진 교실을 만나게 된다”면서 “그런 교실에서 소속감과 유대감이 생겨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 시대의 빛과 거울이 될 훌륭한 인재 양성을 위해 오늘도 교육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하며 사랑을 베푸는 선생님들의 값진 사연을 전해 주세요. 제보 및 문의 : teacher@munhwa.com
-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은 교권 회복과 아동이 행복한 환경 조성을 위해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 문화닷컴 바로가기 | 문화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 | 모바일 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