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축가 속 우려도..미 총영사관 폐쇄 작업 막바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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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에 대한 보복으로 청두(成都)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에 나서자 수천 명의 청두 시민이 몰려들어 역사의 현장을 지켜봤다.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철수에 중국 내에서는 애국주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미국의 조치에 대해 동등한 대응을 해왔기 때문에 폐쇄 시한이 다가오면 미국과 마찬가지로 청두 미 총영사관에 정부 인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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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 미 총영사관, 현판 제거 작업 시작..폐쇄 시한 내일 오전 10시 예상
(홍콩·베이징=연합뉴스) 안승섭 김진방 특파원 = 중국이 미국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에 대한 보복으로 청두(成都)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에 나서자 수천 명의 청두 시민이 몰려들어 역사의 현장을 지켜봤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 주재 미국 영사관은 전날 본격적인 철수 작업에 들어갔으며, 중국 경찰 수십 명이 주변을 순찰하면서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트럭 3대와 버스 1대가 총영사관을 드나들었고, 한 작업자는 크레인에 올라 총영사관 외벽에 붙은 미국 휘장을 제거했다.
일부 직원들이 상자와 서류 등을 바쁘게 옮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청소원들은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서류가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검은색 쓰레기 봉지 10여 개를 처리하기도 했다.
총영사관 주변 도로는 차량 통행이 금지됐으며, 역사의 현장을 보러 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장에 나온 시민들은 휴대전화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에 바쁜 모습이었다. 한 남성은 총영사관 앞에서 폭죽을 터뜨렸다가 경찰의 경고를 받기도 했다.
한 젊은 여성은 "우리 중국인은 단결해야 한다. 누구라도 우리 영토를 침범하고 우리 동포를 괴롭히면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며 '사랑해 중국'이라는 노래를 불러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철수에 중국 내에서는 애국주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웨이보 계정을 통해 청두 미 총영사관 현판을 제거하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청두 미 총영사관은 전날 미국 국가 휘장을 제거한 데 이어 이날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라고 적힌 현판을 제거했다.
청두 미 총영사관이 현판을 제거하는 것은 중국 당국이 예고한 총영사관 폐쇄 시한이 12시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정확한 폐쇄 시점을 밝히지 않았지만, '외교는 대등 원칙'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미뤄 청두 미 총영사관의 폐쇄 시한은 27일 오전 10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역시 지난 25일 청두 영사관 폐쇄 기한은 통보 72시간 뒤인 27일 오전 10시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지금까지 미국의 조치에 대해 동등한 대응을 해왔기 때문에 폐쇄 시한이 다가오면 미국과 마찬가지로 청두 미 총영사관에 정부 인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관영매체인 중국중앙(CC)TV는 청두 총영사관 철수를 생중계했고, 이 동영상은 전날 밤까지 4천500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400만 건의 '좋아요', 45만 건의 댓글도 달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미·중 관계가 악화가 우려된다는 반응도 보였다.
총영사관 철수 현장에 있던 청(62) 씨는 "중국 정부는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에 보복해야 했지만, 양국의 관계 악화는 어느 쪽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중국계 미국인들은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시민도 "총영사관 폐쇄에 이어 자국민 철수와 전쟁이 벌어날 수도 있지만, 그 정도까지 가지는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 이처럼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1999년과 2012년에 이어 세 번째라고 한다.
1999년 5월에는 코소보 전쟁에 참여한 미국 공군의 오폭으로 당시 유고슬라비아 중국 대사관에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에 중국 전역의 미국 대사관과 총영사관 앞에서 거센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2012년에는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의 부하였던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보시라이와의 다툼으로 신변 위협을 느껴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 진입해 망명을 요청했고, 이에 많은 구경 인파가 몰렸다.
ssahn@yna.co.kr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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