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우리집 얘기더라 [이윤영 작가의 어제는 뭐봤니] (9)

황계식 2020. 7. 2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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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우리집 얘기야. 꼭 봐."

작은 언니의 지나가는 말 한마디로 이 드라마를 시청했다.

나에게 이 드라마를 보라고 했던 작은 언니는 작년인가 크게 아팠다고 한다.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딸 둘, 아들 하나를 낳고 잘 살아가는 줄 알았던 화물 트럭 운전기사 상식(정진영 분·사진 오른쪽)이 산에서 사고를 당해 22살로 돌아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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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우리집 얘기야. 꼭 봐.”

작은 언니의 지나가는 말 한마디로 이 드라마를 시청했다. 책만 파는 그녀가 어찌 된 영문인지 나에게 드라마를 추천하다니 이번 생에 극히 일어나기 힘든 일이었기에 애써 그리고 굳이 찾아보았다. 그런데 제목부터 딱 시청을 하고 싶지 않게 한다. 

‘가족’. ‘한량사전’ 등재 내용을 바탕으로 기재하자면 보고 있어도 보고 싶지 않고, 보고 싶지 않아도 보아야만 하는, 나에게 가족은 그런 존재다. 나의 가족들 서운해 마라. 

그 징글징글한 이야기를 평일 늦은 밤까지 봐야 하나 싶었다. 하지만 ‘가족’이 ‘백만년’ 만에 내민 ‘정성’과 ‘사랑’, ‘관심’과 ‘애정’을 무시하기에는 내 배포도 그리 크지 않았다. 

tvN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제목부터 특이했다. 아마 국내 드라마 중 드라마 제목에 괄호가 들어간 것은 처음이지 않을까. 괄호의 의미는 행간에서 다소 다루기 힘든, 내적 표현을 담고자 할 때 많이 쓰인다. 구어체가 만연하고, 드러낸 문장에서 쓰기 힘든, 작은 감정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되곤 한다.   

그래. 가족끼리 진짜 아는 것 없지, 때로는 친구만도 아니 남보다 못한 것이 가족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나에게 이 드라마를 보라고 했던 작은 언니는 작년인가 크게 아팠다고 한다. 큰 언니와 나, 막내 동생까지 차로 이동해도 꼬박 1~2시간이 넘는 거리에 살기도 하고, 각자 육아와 집안일, 일을 병행해야 해 우리는 큰 대소사가 있지 않으면 따로 시간을 내 만나지 못한다. 게다가 17년 전 귀농을 하신 부모님댁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기에 우리의 만남은 대부분 친정집에서 이루어진다. 

한 1주간 거의 죽다가 살아났다는 작은 언니를 살뜰히 보살펴 준 것은 ‘가까이하기를 돌같이 하라’는 ‘옆집 엄마’였다.  

“야. 멀리 사는 언니, 동생보다 이웃사촌이 낫더라.” 

맞다. 그랬을 거다. 나와 다르게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분위기 메이커인 그녀는 어딜 가나 사람이 따르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짐짓 미안한 마음에 울컥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써 티를 내진 않았다. 어차피 가족끼리는 그러는 것 아니니까, 가족끼리 아는 건 별로 없으니 말이다.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딸 둘, 아들 하나를 낳고 잘 살아가는 줄 알았던 화물 트럭 운전기사 상식(정진영 분·사진 오른쪽)이 산에서 사고를 당해 22살로 돌아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22살의 상식은 한 대학에 식료품 배달을 하다 우연히 아내 진숙(원미경·사진 왼쪽)을 보게 된다. 그녀를 멀리서 짝사랑하던 상식은 남자 친구에게 버림받은 진숙과 ‘가족’이 된다. 그토록 꿈꿔왔던 자신만의 ‘가족’을 만들지만 ‘가족’이기에, 남보다 못한 가족이기에 ‘서로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이유로 마음의 상처를 주고 받으며 살아가고, 드라마는 그 과정을 현실적이면서 다정하게 담아낸다. 
 
가족, 참 징글징글한 단어다. 하지만 드라마 마지막 편 작은 딸 은희(한예리 분)의 대사처럼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과 결국 우리 모두는 가족이 되기를 꿈꾸고, 그런 사람과 ‘가족’을 만든다. 처음 ‘나를 가장 잘 아는’ 그 사람과 ‘가족’을 이루었다는 그 사실, 다른 것 몰라도 이것만은 잊지 말자. 
 
작가 이윤영 
사진=tvN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캡처

*책, 영화, 방송 등 대중문화를 읽고, 그 이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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