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北외교관 언어" 지적에도..태영호 '사상전향' 질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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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북한 외교관의 언어가 아닌 대한민국 국회의원의로서 품격을 기대한다"고 밝힌 날, 태 의원이 곧장 국회에서 사상검증 발언을 해 논란에 빠졌다.
국회 최초의 탈북자 출신 지역구 국회의원인 태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를 상대로 사상검증을 시도해 파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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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의원은 “후보자의 삶의 궤적을 많이 들여다 봤는데, 언제 어디서, 또 어떻게 사상 전향을 했는지를 찾지를 못했다”며 이 후보자에게 여러 차례 전향을 했는지를 추궁했다. 태 의원은 이 과정에서 자신이 귀순 후 첫 기자회견 당시 손을 들고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는 사진을 공개하며 “주체사상을 버렸다고 하신 적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전향이라는 것은 태 의원님처럼 북에서 남으로 오신 분에게 전형적으로 해당하는 얘기다. 제가 남에서 북으로 갔거나, 북에서 남으로 온 사람이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 후보자는 “저에게 사상 전향 여부를 묻는 것은 아무리 의원님이 제게 청문위원으로서 물어보신다 해도 온당하지 않은 질의 내용”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겨우 4년여 전 조선로동당원 소속으로 북한 외교관 직무를 수행하던 태 의원이 국회에서 구시대적인 사상검증 발언을 하는 장면에 민주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영호 의원은 “대한민국 출신의 4선 국회의원, 그리고 통일부 장관 후보에게 어떻게 ‘주체사상을 포기하라, 전향했느냐’(고 묻느냐). 이건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전날 초선으로 함께 국회에 입성한 고민정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밝힌 우려가 그대로 현실이 된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고 의원은 전날 있었던 태 의원의 대정부 질문을 들은 뒤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 대북 정책을 맹비난한 태 의원은 발언에 문제를 제기했다.
고 의원은 “분단의 상처를 안으신 분께서 색깔론과 냉전 논리만 앞세우셔서 한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태 의원 발언을 비판한 뒤 국회의원 선서를 상기시키며 태 의원에게 “앞으로는 ‘북한 외교관’의 언어가 아닌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의 품격을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태 의원은 전날 대정부질문에서는 “(종전선언이)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 선언이 될 것이다. 북핵폐기 의사가 없는데 ‘종전선언’이라는 선물을 김정은 남매에 대한 항복이라고 본다”며 일관되게 적대적 대북인식을 드러내며 정부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장영락 (ped1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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