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희롱으로 해임된 서종대 전 감정원장, 주택산업연구원 임시대표로 재직

김노향 기자 2020. 7. 2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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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 성희롱 발언으로 한국감정원장직에서 해임된 서종대씨(사진 오른쪽)가 4개월째 주택산업연구원 임시대표를 맡아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씨는 여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로 2017년 2월 한국감정원장에서 해임된 후 2018년 8월 주택산업연구원장 단독후보로 올라 논란이 확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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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대(사진 오른쪽) 주택산업연구원 임시대표가 2016년 10월 한국감정원장 재직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감정원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여직원 성희롱 발언으로 한국감정원장직에서 해임된 서종대씨(사진 오른쪽)가 4개월째 주택산업연구원 임시대표를 맡아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적으로 '미투'(Me Too) 관련 문제가 최대 현안인 가운데 국토교통부 산하단체들이 공동 출연해 설립한 연구기관에 성희롱으로 물러난 전직 관료가 사실상 수장 역할을 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주택산업연구원과 국토교통부 등에 확인한 결과 서씨는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임시대표로 연구원에 재직하고 있다. 서씨는 여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로 2017년 2월 한국감정원장에서 해임된 후 2018년 8월 주택산업연구원장 단독후보로 올라 논란이 확산되기도 했다. 당시 국회와 국토부가 나서 반대한 끝에 내정이 철회됐었다.

국토부는 당시 공식 입장을 내 "주택산업연구원은 비영리법인인 민간연구기관이어서 연구원의 자율 판단에 따라 원장 선임을 결정한다"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국토부 허가를 받아 설립된 단체인 만큼 성희롱 발언으로 해임된 전 공공기관장을 선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주택산업연구원은 국토부가 설립을 허가한 기관으로, 공기업인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연구용역비를 출연하다 예산 집행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감사원 지적에 따라 2016년 이후 지원을 중단했다.

서씨는 한국감정원장 재직 당시 여직원 등에게 "피부가 뽀얗고 몸매가 날씬해서 중국 부자가 좋아할 스타일", "아프리카에서 예쁜 여자는 성노예인데 너희는 행운인 줄 알아라"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 사건으로 서씨는 성희롱 혐의 조사를 받았고 결국 해임됐다. 한국감정원은 당시 서 원장의 성희롱 발언이 "사실무근"이라며 감쌌지만 대구지방고용노동청과 국토부 조사에서 징계 절차가 진행,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해임안을 의결했다.
한국감정원장 임기 종료를 이틀 남겨놓고 불명예 퇴진한 서씨는 2018년 8월 주택산업연구원 원장추천위원회에 의해 원장 단독후보로 올랐다. 연구원은 이사회를 열어 원장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데 출연기관인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단체장과 학계 인사 등 12명이 이사회를 구성한다. 이사장은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현 국토부) 장관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당시 서 후보 선임을 철회 후 2018년 10월 하성규 한국주택관리연구원장을 원장대행으로 선임했다. 이후 서씨는 한국감정원장 해임 처분이 부당하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2018년 11월과 지난해 7월 1·2심에서 패소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개인적 사정으로 원장직을 맡지 못했다가 임시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다. 이사회의 원장 선임은 정해진 일정이나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임시대표 체제로 운영하는 사유에 대해선 "연구원 대표를 누군가는 맡아야 하는 상황에서 HUG 지원 중단으로 재정 부족 문제가 있어 원장 체제 운영이 어렵다"고 말했다.

주택산업연구원장 선임을 반대했던 국토부는 서씨의 임시대표 수행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사실관계 확인 후 공식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소속을 밝히길 원하지 않는 한 공공노조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미투가 심각하게 문제되는 상황에서 적절한 인사조치가 아니라는 데는 상식적인 차원에서 공감한다"고 말했다.

서씨는 행정고시 25회 출신으로 국토부 전신인 건설교통부 주택정책과장 등 주요직책을 역임했다. 2010년 9월 국무총리비서실 세종시기획단 부단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다. 이후 2011~2014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2014~2017년 한국감정원장직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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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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