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소득세 최고세율만..'부자 고통분담' 명분, 손쉬운 방법 쓴 것"

위용성 2020. 7. 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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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2일 발표한 2020년 세법개정안을 다수 전문가들은 '부자 증세'로 요약한다. '기습적'인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징벌적' 수준인 부동산 보유·양도세 강화 등 조치가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다.

대표적인 게 소득세 과세표준 '1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 최고세율을 기존 42%보다 3%포인트(p) 인상한 45%로 적용키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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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본 2020년 세법개정안.."부자 증세 기조 강해"
"상위 10%가 대부분 부담하는 소득세 전반적 개선 필요한데"
"공론화없이 최고세율만 높여..'부자 증세' 상징적 의미일뿐"
"조세저항 여론 의식해 주식양도세 공제 확대..정치적 결정"
"수급 조절 실패로 인한 부동산 정책을 조세로 대신하려 해"
[서울=뉴시스]22일 기획재정부가 확정·발표한 '2020년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상대적으로 그 파급 영향이 크지 않고 담세 여력이 있다고 보여지는 고소득층에 아주 제한적으로 최고세율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세종=뉴시스] 위용성 김진욱 기자 = 정부가 22일 발표한 2020년 세법개정안을 다수 전문가들은 '부자 증세'로 요약한다. '기습적'인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징벌적' 수준인 부동산 보유·양도세 강화 등 조치가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위기로 줄어드는 세수를 메우려 결국 고소득자의 고통 분담을 요구하고 나선 모양새가 됐다는 이야기다.

대표적인 게 소득세 과세표준 '1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 최고세율을 기존 42%보다 3%포인트(p) 인상한 45%로 적용키로 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일본·독일·호주·영국·프랑스 등과 함께 공동 7위 수준이다. 여기에 해당되는 이들은 근로·종합소득세 기준 상위 0.05%, 1만1000명 가량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을 통해 세수는 90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접근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소득세 대상자 가운데 상위 10% 계층이 전체 근로소득세의 78.5%를 내고 있다.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도 41.0%에 달한다. 향후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선 소득세 과세체계 전반에 손을 대야 하는데, 단순히 지금도 많이 내는 초고소득층에게 더 걷는 '쉬운 방식'을 취했다는 것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소득세 면세자가 너무 많고 중산층의 부담도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가볍다"며 "중산층 위주의 소득세 정상화가 중요한 과제인데 최고 소득계층에 대해 세율 3%p를 올려서 과연 실질적인 재분배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실제 효과가 불분명한 만큼 '코로나19로 소득불평등이 커지는 데 대해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고 표를 내는 정도 이상의 의미가 없어 보인다"라고도 꼬집었다.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은 통상 부자 증세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기도 한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역시 "국민의 절반 정도가 세금을 안 내고 있는데 부자들에게만 더 걷으면 계층 싸움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상징적으로라도 소득세 내는 계층을 확대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세제를 통한 소득재분배 효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인상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7년 세제개편 당시 소득세 최고세율을 40%에서 42%로 2%p 높인 바 있어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번째 인상이 된다. 특히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은 투자 위축으로 연결되는 효과도 수반한다.

기재부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을 통해 전체 세수는 676억원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숫자상으로는 사실상 '세수중립적'이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증권거래세율 인하(-2조4000억원), 자영업자 부가가치세 간이과세 기준금액 대폭 상향(-5000억원), 투자세액공제 확대(-5000억원) 등에서 발생하는 세수감소분을 주식양도소득 과세 확대(+1조5000억원), 종합부동산세율 인상(+9000억원),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9000억원) 등을 통해 채우는 모습이다.

비과세 제도 정비나 공론화 과정이 필요한 전반적인 과세체계 개편 대신 소수 초고소득층에 대한 증세라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과세 대상자가 적은 만큼 조세저항도 비교적 적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그간 공식석상에서 수차례 "증세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바 있다. 그러면서 기재부는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이유에 대해 "코로나 위기극복을 위한 '사회적 연대' 강화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0 더불어민주당 세법개정안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7.22. mangusta@newsis.com

금융투자소득을 신설하고 주식 양도소득세를 전면 과세한다면서 공제액을 5000만원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선 기존 입장보다 '후퇴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발표됐던 기존 안에서는 2000만원이었던 공제 규모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문성훈 한림대 경영학부 교수는 "증시 부양을 주도한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고려가 있었지만 이 정도 공제 수준이라면 사실상 현행 고액투자자 비과세 제도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라며 "차라리 공제를 낮추고 세율(20~25%)을 낮추는 방향으로 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이어 "주식투자에 대해 공제폭을 넓히는 건 '소득이 생기면 누구나 세금을 내야 한다'는 소득세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7·10 대책에서 그대로 확정된 부동산 세제를 두고는 실제 효과와 별개로 단순히 집값을 잡기 위해 조세제도를 남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대학 교수(한국납세자연합회장)도 "수급 조절 실패로 인한 부동산 정책을 조세로 대신하는 것"이라며 "조세정책을 만능의 수단으로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우철 교수도 "세제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시장 안정화나 주택 투기 방어가 아닌데 이를 위해 과도한 수준의 징벌적 세제를 끌고 가고 있다"며 "이는 세제를 오·남용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임재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세법개정안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2020.07.22. ppkjm@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up@newsis.com, str8fw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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