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안중에 없는 의협 "총파업 불사"

김근희 기자 2020. 7. 22. 13:4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총파업 시 코로나 대응 우려..비난 여론 불가피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1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에서 열린 '급여화 논란, 한방첩약 의학적 문제는 무엇인가?'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대한의사협회 제공) 2020.7.16/뉴스1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정부에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원격의료(비대면 의료) 도입 등 4대 의료정책 중단을 요구하며 총파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코로나19(COVID-19) 상황에서 의사들이 파업에 들어갈 경우 방역대응과 의료체계에 혼란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수술실 폐쇄회로(CC)TV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의료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나오고 있다.

최대집 "수차례 파업할 가능성 커"
최대집 의협 회장은 22일 용산구 임시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의료계와 대화할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정책을 밀어붙이기만 한다면 수차례 파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의협은 정부가 추진하는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원격의료(비대면 진료) 도입을 ‘4대악(惡) 의료정책’으로 규정하고, 의료정책 추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의협은 이날 4대악 의료정책과 관련해 의협 회원들에게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의협회원 13만명 중 2만6809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설문조사 응답자들의 다수는 정부가 의협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의료 4대악 정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어떤 대응을 해야하느냐고 묻는 질문에 참여자의 42.6%(1만1429명)는 '전면적인 투쟁 선언과 전국적 집단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했고, 29.4%(7882명)는 수위를 점차 높이는 방식의 단계별 투쟁을 해야한다고 했다. 의료 4대악 철폐를 위한 투쟁에 참여하겠냐는 85.3%(2만2860명)가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의협은 오는 24일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이후 보다 강경한 대정부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건정심 본회의에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시행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의협이 총파업에 나선다면 코로나19 대응은 물론 일상적인 의료체계 대응도 힘들어진다. 특히 의협은 동네의원 의사를 중심으로 이뤄진 단체인 만큼 당장 국민들이 아파도 동네의원을 찾아갈 수가 없다.

정부도 이를 우려하고 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아직 유행의 한가운데 있다"며 "(의협의)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러 채널과 여러 수준에서 최대한 협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의협이 실제로 총파업에 들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의협 회원 13만명 중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투쟁 참여 의사를 밝힌 회원이 17%에 그치고 있어서다. 설문에 참여한 회원으로 범위를 넓혀도 20%에 불과하다. 총파업 관련 의견개진을 안한 80%의 의사를 무시하고 총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라는 해석이다.
수술실 CCTV 설치 등 갈등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최근 수술실 CCTV 문제 등으로 의료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의협이 총파업에 나설 경우 의료계가 집단이익을 위해 환자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경남 양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편도 제거 수술 후 치료받다가 숨진 6살 아동의 유족이 수술실에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와 의료법 개정 등을 요구하며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글을 올렸다. 이 청원에는 이날 정오 기준 4만1251명이 동의했다.

유족의 청원 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4일 경남 양산의 한 대학병원 어린이 병동에서 당시 5살 아동이 편도 제거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며칠 동안 아들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자 동네 이비인후과를 방문했고, "너무 과하게 수술이 됐다"는 의사 말에 따라 아들을 다른 종합병원에 입원시켰다. 아들은 병원 입원 이틀째 피를 토하며 의식을 잃었고 결국 지난 3월11일 숨졌다.

현재 이재명 경기지사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환자 동의를 전제로 한 설치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의료계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의사들이 최선의 진료보다 방어적인 진료를 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환자가 최선의 수술을 받을 권리를 박탈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기사]☞ 조니 뎁 부부 진흙탕 싸움에…다카프리오 '의문의 1패'아빠가 6조원대 자산가인데 '승려의 삶' 택한 외아들택시기사 몸 더듬고 용변까지… 만취 여성 추태'개통령' 강형욱, 외제차 홍보대사 활동… "내가 홍보대사라니"주호영 '독설연설'에도 조용했던 與, 문자 한통 때문에…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