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대기업들 대부분 비공개.. 실제 집무실 크기 33㎡ '소박한 회장실'도

임대환 기자 2020. 7. 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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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기업 CEO의 집무실은 공공기관과 달리 대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다.

대기업 총수들의 집무실은 비서실이나 고위 임원들 외에는 기업 내부에서도 구조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민간기업이다 보니 회장 집무실은 접근이 어려워 구조 등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특별한 구조로 돼 있는 것은 아니며, 요즘은 기업들도 투명성이 많이 강조되다 보니 집무실도 개방형으로 꾸려지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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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별세한 신격호(왼쪽)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던 2015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있던 본인의 집무실을 전격 공개한 모습. 대기업 총수의 집무실이 언론에 공식적으로 공개되기는 사실상 처음으로, 신 명예회장 집무실은 호텔 구조상 회의 공간과 함께 침실 등이 같이 포함돼 있었다. 연합뉴스

기업 CEO 집무실은…

민간 기업 CEO의 집무실은 공공기관과 달리 대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다. 대기업 총수들의 집무실은 비서실이나 고위 임원들 외에는 기업 내부에서도 구조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러나 베일에 가려져 있다고 해서 집무실이 화려하거나 특별한 구조로 돼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업의 투명성이 강조되면서 CEO 집무실도 개방형으로 바뀌어 일반 사무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구조를 가진 기업들이 많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 A 그룹 회장 집무실은 매우 소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면적은 약 660㎡ 규모지만, 공간 대부분이 회의실과 응접실·서재 등이고 실제 회장 집무실은 33㎡ 정도로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집무실에는 책상과 책장, 테이블을 제외하고 다른 집기가 전혀 없을 정도로 검소하다. 휴식공간이나 내실(침실)도 없다. “책상에 있는 명패만 없다면 국내 굴지 기업의 회장 집무실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이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중견 기업인 B 그룹 회장 집무실도 마찬가지로 소박하다. 그룹 기획실과 같은 층을 쓰고 있는 B 그룹 회장 집무실 규모는 99㎡ 아파트의 안방과 거실을 합친 정도라고 한다. 책상 및 회의용 테이블과 소파, 티 테이블 정도가 갖춰져 있다. 개인 화장실이 갖춰져 있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샤워는 할 수 없고, 세면대에서 손만 씻을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탕비실도 비서실과 같이 사용하고 있으며, 당연히 내실도 없다.

대기업 총수의 집무실이 딱 한 번 공개된 적이 있었다. 지난 2015년 롯데그룹에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 지금은 고인이 된 신격호 명예회장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 있던 집무실을 언론에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스위트룸을 개조한 집무실은 침실 등과 함께 있었는데, 소파와 텔레비전 등 기본적인 소품이 갖춰져 있었다. 집무실이 있던 롯데호텔 34층은 별도의 보안 카드키가 있어야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었고, 이 층에 비서실과 비서들의 휴식공간도 갖춰져 있었다.

대기업보다는 오히려 중소·중견기업 회장 집무실이 더 화려한 경우가 많다. 국내 모 중견기업 회장 집무실에는 금속탐지기 문까지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스마트기기나 녹음기 등을 통한 녹취를 미리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무기 중개업을 하는 한 중견기업 회장실에는 별실에 비밀방이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모습처럼 버튼을 누르면 서재 책장이 회전문처럼 돌아가면서 밀실이 나오고, 이곳에 침대와 샤워실까지 갖춰져 있으며 외부를 살필 수 있는 CCTV 모니터까지 설치돼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 심지어 별도의 비상통로까지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모 식품기업 회장실에는 회장 본인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는 곳도 있고, 창업주인 부친의 흉상이 세워져 있는 2세 회장의 집무실도 있었다.

재계 관계자는 “민간기업이다 보니 회장 집무실은 접근이 어려워 구조 등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특별한 구조로 돼 있는 것은 아니며, 요즘은 기업들도 투명성이 많이 강조되다 보니 집무실도 개방형으로 꾸려지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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