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의 무게] 김치가 코로나 사망률 낮춘다?
[뉴스데스크] ◀ 기자 ▶
사실은 무겁습니다.
팩트의 무게.
오늘의 주제는 이 김치와 코로나19 바이러스입니다.
(김치가 코로나에 좋다는 말인가요?)
네, 지난주에 "김치가 코로나 사망률을 낮춘다" "한국의 코로나 사망자가 적은 건 김치 덕분이다." 이런 기사들이 쏟아졌잖아요.
사실인지 확인해봤습니다.
진실의 방으로!
◀ 리포트 ▶
모두 <더 선>이라는 영국 언론 보도를 받아썼다고 돼 있죠.
이 기사입니다.
양배추 식단의 희망, 먹으면 코로나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며 단독 표시까지 달아놨습니다.
김치뿐만 아니라 사워크라우트, 코울슬로를 양배추 음식의 예로 들었는데요.
다 알겠는데, 사워크라우트는 좀 생소하죠.
친절하게 사진도 올려놨습니다.
양배추를 소금에 절인 독일식 김치입니다.
기사는 유럽 연구팀의 논문을 소개하며 이런 양배추 음식의 효능을 추켜세웠는데요.
그런데 <더 선>은 자극적이고 확인되지 않은 기사 많이 쓰는 걸로 유명한 대표적 황색언론이죠.
이 기사는 믿을 수 있을까요?
논문을 읽어봤습니다.
인구 대비 코로나 사망률이 낮은 독일과 루마니아의 식단을 살펴봤더니 양배추를 많이 먹더라는 게 논문의 핵심 중 하나입니다.
김치라는 단어는 본문 어디에도 없었고요.
사망률이 낮은 한국과 대만도 발효된 배추류를 많이 먹는다며 여기서 한국을 한 번 언급하는 정도입니다.
이를 김치가 코로나 사망률을 낮춘다는 인과 관계로 해석해도 되는 걸까요?
연구책임자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장 부스케 교수] "인과 관계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인과 관계 연구는 상관관계 연구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 논문의 과학적 가치는 50%입니다."
또 이번 연구는 유럽에 국한돼 있고, 앞으로 3년은 더 연구해야 인과 관계가 있는지 없는지 명확하게 가릴 수 있다는데요.
다만 유럽은 의료 시스템이 한계에 이른 만큼 식습관 개선은 해볼만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장 부스케 교수] "(코로나 바이러스 수용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 부분은 아직 증명이 되지 않았고요. 논문에 나온 음식들은 항산화 음식들인데 특히 양배추는 설포라판(항암 및 당뇨예방 성분)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영국의 한 언론이 양배추의 효능이 입증된 것처럼 부풀린 기사를 우리 언론들이 그대로 받아쓰면서 김치가 코로나19를 막는 수퍼푸드가 된 겁니다.
그러니까 김치가 코로나19 사망률을 낮춘다는 건 아직까지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아 허위입니다.
다만 발효식품이 몸에 좋은 건 사실인 만큼 너무 맵고 짜지만 않다면 김치를 즐기는 게 건강에 좋은 건 분명합니다.
지금까지 팩트의 무게였습니다.
남상호 기자 (porcoross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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