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은행들 '홍콩 엑소더스'..대만 이주 검토

박혜연 기자 2020. 7. 2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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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은행들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피해 대만으로 이전을 모색하고 있다고 21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황톈무 대만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몇몇 미국 증권사는 대만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검토 중이고 다른 국제은행들도 대만에 신규 지점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부터 시작된 홍콩의 반송환법 시위 이후 대만으로 이주하는 홍콩 시민들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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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톈무 대만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세계적 은행들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피해 대만으로 이전을 모색하고 있다고 21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 미국계 일부 증권사가 대만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대만도 다국적 투자은행들을 유치하려고 힘쓰고 있다. 황톈무 대만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몇몇 미국 증권사는 대만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검토 중이고 다른 국제은행들도 대만에 신규 지점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업체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황 위원장은 "우리가 (홍콩 등) 그 어느 곳도 대체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야심이 없는 것도 아니다"며 "우리가 홍콩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지역 자본과 인재들에게 매력적이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황 위원장은 대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금융 규제를 국제 기준에 맞춰 완화, 외국인 계좌 개설과 투자 유치 등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기술 스타트업과 소량주를 위한 새로운 증시가 개설되면 나스닥과 교차 상장 옵션이 가능하도록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금융감독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대만에서 가장 자산이 많은 외국계 은행은 씨티그룹과 스탠다드차타드, HSBC홀딩스 등이 꼽힌다.

작년부터 시작된 홍콩의 반송환법 시위 이후 대만으로 이주하는 홍콩 시민들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에도 이민과 투자가 기록적으로 늘었지만 올해 들어 5월까지 대만에 정착한 홍콩 시민들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대만 정부는 홍콩 금융전문가들의 대거 이주를 숙련자본 부족과 수출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를 되살릴 기회로 보고 있다. 대만 본토문제협의회 장관은 지난 7월 홍콩 시민과 다국적 기업들을 환영한다며 이민 규제를 완화하는 전담사무소를 설립했다.

반면 홍콩은 1년이 넘도록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면서 정치적 격랑에 휩싸였고, 최근에는 보안법 때문에 미중 사이에 낀 희생양이 되고 있다. 미국이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박탈하면서 홍콩은 아시아 금융 중심지라는 지위를 두고 싱가포르, 상하이, 도쿄 등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폴 챈 홍콩 재무장관은 이같은 홍콩 엑소더스에 대해 "홍콩 보안법은 금융기관의 사업수행 능력, 자본 배분, 무역과 증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챈 장관은 "홍콩의 기존 법 테두리 아래 금융산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 각 금융기관의 운영은 평소와 다름없이 계속될 것"이라며 규제당국에 은행과 보험사 등에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해 우려를 덜어줄 것을 요청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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