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싱어' 라포엠의 바람 [인터뷰]

김종은 기자 2020. 7. 2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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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싱어, 라포엠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팬텀싱어’ 지난 2016년부터 방송돼 포르테 디 콰트로, 포레스텔라 등 유명 그룹을 탄생시킨 시리즈다. 매 시즌마다 엄청난 화제성을 불러일으켰지만, 아직도 크로스오버는 대중에게 익숙지 않은 장르다. 라포엠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었고, 대중이 크로스오버라는 장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랐다.

유채훈, 박기훈, 최성훈, 정민성 등 총 4인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4중창 라포엠은 지난 3일 종영한 JTBC 예능프로그램 ‘팬텀싱어 3’를 통해 탄생한 그룹이다. 보헤미안을 뜻하는 ‘라보엠(La Bohême)’과 시라는 뜻을 가진 영어 ‘포엠(Poem)’를 합쳐서 생성한 그룹명으로, 보헤미안처럼 자유롭게 방랑하면서 시 같은 음악을 하고 싶은 4인의 마음을 담았다.

소설, 수필, 희곡 등 수많은 문학 중에서 특히 시를 선택한 이유도 존재했다. 유채훈은 “시가 요즘은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문학의 한 종류이지만, 성악 전공자들에게 있어 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귀중한 문학이다. 시적인 표현을 노래로 바꿔 부르는 작업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며 “또 ‘라보엠’이라는 작품이 있기 때문에 참고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고 설명했다.

완벽한 하모니를 선보이며 ‘팬텀싱어 3’의 우승자가 된 라포엠이지만, 멤버 4인이 처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는 아니었다. 이들은 ‘팬텀싱어 3’를 통해 처음 서로와 만나 데뷔까지 하게 됐다. 그러나 유채훈은 자신 있게 “처음부터 내가 구성했던 멤버가 완벽하게 구축됐다”고 말했다. “어떤 친구들과 함께 하면 좋을까 라운드마다 고민했는데, 이 넷이 전부 다 합을 맞춰본 친구들이었다. 개인적으론 내가 원하는 멤버들과 딱 한 팀이 된 것 같다”고.

나머지 세 명의 멤버들도 유채훈의 의견에 공감했다. 각자 합이 잘 맞았던 멤버와 한 팀이 됐다는 것. 정민성은 “첫 라운드 때 (박)기훈이가 뽑아준 덕분에 처음 합을 맞춰봤는데, 너무 잘 맞았다. 그래서 다시 한번 맞춰보고 싶었는데 최종 결선에서 맞추게 됐다. (유)채훈이 형과 (최)성훈이 형의 경우 다른 의미로 너무 감사했다. 내가 멘탈이 흔들릴 때가 있었는데, 마치 ‘닥터 채훈’처럼 내 멘탈을 잘 잡아줬다. 성훈이 형 역시 정신적 지주로서 걱정해 주고 챙겨줘서, 만약 기회가 된다면 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최성훈은 “기훈이와 라운드에서 같이 작업을 했을 때 내가 늘 고민하던 부분이 대다수 해결됐던 좋은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또 한 번 같이 팀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민성이 역시 1 심을 제외하면 같은 라운드에 서본 적은 없지만, 늘 분위기 메이커를 해줘서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고 말했고, 박기훈 또한 “내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세 형님이 날 너무 잘 받아주셨다. 서로 존중해 주고 이해해 주는 부분이 많아 이들과 함께 그룹이 된다는 게 행복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원하는 멤버들과 한 팀이 되다 보니 ‘팬텀싱어’ 시리즈 역사상 처음으로 선보이는 4중창 조합임에도 부담이 없었다. 최성훈은 “부담감이 전혀 없었다. 워낙 팀워크가 잘 맞고 가족처럼 지내다 보니 호흡이 잘 맞았다. 또 서로가 배려심 있게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또 수용하다 보니 더 좋은 무대를 빠르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부담감보다는 4중창이 즐거움으로 다가왔다"고 답했다.

다만 ‘팬텀싱어 3’가 서로 경연을 해야 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4인의 모든 시간이 즐거웠던 것만은 아니었다. ‘팬텀싱어 3’를 그만두고 싶을만한 힘든 시간도 존재했다고. 먼저 정민성은 “’폴링 슬로울리(Falling Slowly)’ 무대를 준비할 때 가장 많이 흔들렸다”며 “곡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없었고, 16인이 남았었는데 남은 분들이 너무 쟁쟁한 탓에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그래서 이번엔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던 것 같다. 다행히 채훈이 형이 잘 컨트롤해 준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채훈은 “무대를 준비하면서 힘들었다기보단, 함께 출연한 싱어들이 탈락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걸 바라보는 게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어찌 됐던 경연이다 보니 누군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홀로 살아남을 때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고 밝혔고, 박기훈은 “적응을 못해서 어려움을 겪었다. 또 콩쿠르랑 달라서 많이 긴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성훈은 “카운터 테너로 참여했는데, 어쨌든 카운터 테너는 바리톤과 테너와는 다른 다른 성격을 띠다 보니까 제 소리를 어떻게 조화롭게 이룰 수 있을까, 카운터 테너로서 어떤 매력을 보일 수 있을까 등 걱정 아닌 걱정을 하면서 매 라운드 임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런 힘든 시기는 서로가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또 ‘팬텀싱어 3’를 하면서 바뀐 점도 많았다. 박기훈은 “평생 함께할 동료가 생겼다는 점에서 ‘팬텀싱어 3’가 인생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최성훈은 “8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하루 종일 붙어 있다 보니 끈끈해질 수밖에 없었고, 또 스스로도 너무 많은 게 달라졌다. 나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기간이었고, 내 삶을 완전 뒤바꾼 8개월이었다”고 밝혔다.

정민성 역시 “많은 장르에 관심을 갖고 좋은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실력이 늘었다. 음역도 많이 올라갔고, 음악을 대하는 태도도 바뀌었다. 음악에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유채훈은 “그동안 좀 비관적인 사고를 갖고 있었는데, ‘팬텀싱어 3’에 나오면서 좀 치유됐다. 음악이 더 즐겁고 재밌어졌고 음악을 하는 의미를 찾게 됐다. 앞으로 음악을 하고 싶은 욕구가 더 커졌다”고 전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커진 만큼 라포엠은 크로스오버 장르가 더 사랑받길 바랐다. 최성훈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된 팀이지만 함께 멀리 가고 싶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 또한 개성도 많기 때문에,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개성을 살리면서 서로가 만났을 때 시너지를 내는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다. 그런 음악을 해보고 싶은 게 저희들의 바람이다”라고 말했고, 정민성도 “크로스오버를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편견을 깨고 싶은 마음이 크다. 대중에게 더 다가가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박기훈은 “팬들에게 저희가 자랑거리가 됐으면 좋겠다. ‘내가 이런 모습 때문에 라포엠을 좋아했지’라는 생각이 드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희망했다.

끝으로 “멤버들과 같은 마음”이라는 유채훈은 “다만 한 가지 부탁이 있다면, 팬분들이 더 의식적으로 크로스오버라는 장르에 관심을 더 가져줬으면 한다는 점이다. 사실 지금은 ‘팬텀싱어 3’라는 프로그램 때문에 얼마 동안은 팬 여러분들이 여운을 갖고 기억해 주시겠지만, 크로스오버가 찾아듣지 않으면 접하기 힘든 음악이다. 그런 면에서 계속해 찾아주시고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어딘가에서도 크로스오버 음악을 하고 있는 음악인들은 많아요. 이런 분들에게 관심을 더 기울여주신다면, 더 좋은 아티스트들이 탄생해 더 양질의 음악이 탄생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부분에서 더 의식적인 관심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어요.”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라포엠 | 팬텀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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