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충 부화장' 된 정수장 필터..어떻게 이런 일이?
<앵커>
이번에 유충이 발견된 인천의 공촌정수장은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고도정수 처리 공정을 도입했습니다. 이게 뭐냐면 물을 모아서 거르고 소독한 뒤에 각 집으로 보내던 공정에서 하나를 더한 겁니다. 바로 소독하기 전에 숯과 같은 활성탄에 물을 한 번 더 지나가게 해서, 냄새나 이물질을 잡아내도록 한 겁니다. 그런데 새로 추가된 그 활성탄에서 바로 유충이 확인됐습니다.
가장 깨끗하고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곳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강민우 기자가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유충이 발견된 공촌 정수장의 입상 활성탄 여과지는 쉽게 말하면 숯가루로 만든 필터입니다.
현재로서는 깔따구 성충이 활성탄 필터에 알을 낳고 필터를 통과한 알이 알 상태 혹은 유충으로 부화해 가정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관리·운영상 허점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필터가 시설 안에 있지만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게 아닌 만큼 시설문을 여닫을 때 벌레가 들어올 수 있다는 겁니다.
정수장 관리를 위해 야간에도 조명을 켜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벌레들이 날아들 수 있습니다.
[독고석/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 거기가 수풀 지대에요 다 주변이. 불빛이 없는 지역이다 보니까 그런 것들이 당연히 (불빛을 보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고요. CCTV로 감시하기 위해서 거기다가 (조명) 설치를 했다고….]
필터 세척 문제를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인천 공촌정수장의 입상 활성탄 필터 세척 주기는 10~20일로, 3~4일인 다른 정수장보다 긴데 이 때문에 유충이 서식하는 환경이 조성됐을 수 있습니다.
[배재근/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 : (필터) 관리가 잘못되면 이물질이 쌓이게 되고, 그 이물질들이 시간 지나면 썩게 돼요. 그러면서 거기에 어떤 유충들이 서식할 수 있는 거죠.]
합동조사단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공촌정수장과 부평정수장에 대한 정밀 조사를 통해 수돗물 유충 발생과 가정으로의 유입 경위를 파악할 계획입니다.
(영상편집 : 원형희, CG : 이유진)
▶ 서울·경기·부산서도 "수돗물 유충"…전국 정수장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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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으면 가루되는 '깔따구'…수돗물 속 유충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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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우 기자khanport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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