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파식적]마운틴 패스
[서울경제] 지난 2002년 미국은 자원 개발 역사에서 뼈아픈 결정을 내린다. 자국에서 유일한 희토류 광산인 캘리포니아의 ‘마운틴 패스’를 폐쇄한 것이다. 중국이 저임금을 무기로 싼값에 희토류를 공급하면서 경쟁이 힘겹던 차에 정련시설에서 방사능 폐수가 유출되는 등 환경 문제까지 불거지자 문을 닫은 것이다. 경쟁자가 사라진 후 중국은 무섭게 시장을 장악해 전 세계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마운틴 패스는 1919년 뉴멕시코의 한 채굴업자에 의해 발견됐다. 오랜 기간 관심을 끌지 못하던 마운틴 패스는 주력 광물인 유로퓸이 컬러TV에 사용되며 빛을 발한다. 생산량이 한때 세계 2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하지만 1년도 안 돼 가격이 급락해 대규모 손실을 입고 2015년 파산한다. 이를 인수한 곳이 국제 헤지펀드 컨소시엄인 MP머티리얼즈다. 지금은 세륨과 란타늄·유로퓸 등을 중심으로 세계 생산량의 9%인 1만5,000여톤을 캐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아직도 스마트폰과 전기차 배터리, F-35 전투기 등에 쓰이는 희토류의 80%가량을 중국에서 공급받는다. 미 정부는 무역전쟁이 격화하자 올 들어 MP의 분리공장에 2억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혔는데 주주에 중국 회사가 들어있는 것이 알려지자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 정부 지원에 이어 이번에는 MP의 뉴욕증시 상장 소식이 나왔다. 자금을 조달해 노후장비를 개선,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응하겠다는 심산인데 마운틴 패스가 미국의 방패 노릇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영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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