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크리스 월리스'..트럼프 '팩트체크' 인터뷰 한 폭스뉴스 앵커 [월드피플]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2020. 7. 20. 13:4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크리스 월리스 폭스뉴스 앵커(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폭스뉴스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앵커들이 포진한 폭스뉴스에서 ‘이단아’로 불리는 크리스 월리스(73)가 19일(현지시간) 다시 한번 진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그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팩트체크’ 인터뷰를 진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백악관에서 녹화해 이날 방영된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각종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답변하며 월리스와 논쟁을 벌였다. 월리스가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검사를 많이 해서 그렇다고 반박했다. 월리스는 “검사는 37% 증가했는데, 확진자는 194% 늘었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 중 다수, 내 생각엔 99.7%가 금새 나을 것”이라고 되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전 세계에서 치명률(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이 가장 낮은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하자 월리스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미국이 세계 7위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촬영장 근처에 있던 참모에게 “자료를 달라”고 소리쳤다. 그는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가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PC) 통계를 근거로 만든 자료를 흔들면서 미국의 치명률이 가장 낮다고 재차 주장했다. 월리스는 자신은 존스홉킨스대 자료를 인용했다고 맞섰다. 월리스는 백악관 자료에는 미국보다 상황이 좋은 일부 나라들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1월 미국 대선에 관해선 ‘폭탄 발언’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깨끗하게 승복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패배하는 것을 싫어한다”라면서 “(결과를) 볼 때까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우편투표를 통해 선거 조작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월리스는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냐’고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월리스가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냐’고 재차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 나는 그저 그렇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고 아니라고 말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 방송 기자인 마이크 월리스의 아들인 그는 1975년 NBC방송에 입사해 백악관 출입기자와 메이뉴스 앵커를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고, ABC방송을 거쳐 2003년 폭스뉴스로 옮겼다. 월리스는 정교한 자료 조사와 상대 논리의 허점을 짚는 질문을 앞세워 차분하면서도 공격적인 인터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이민 정책을 이끌고 있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보좌관, 미국 경제의 급속한 반등을 주장하고 있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껄끄러운 질문을 하는 기자들에게 면박을 주는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월리스의 송곳 질문에 진땀을 흘렸다.

월리스가 민주당에 관대한 것도 아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월리스와의 인터뷰에서 곤혼을 치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에게 “능글맞은 억지웃음을 웃는다”면서 불평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집권 8년 동안 그의 인터뷰 요청을 한번도 허락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 대해 “형편없고, 불쾌하다”고 여러차례 트위터에서 비판하면서도 매년 그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월리스의 인터뷰 기사에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자유에 대한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공격을 대놓고 비판한다는 점에서 폭스뉴스의 동료들과 다르다”면서 “하지만 그는 주류 언론인들이 트럼프에 적대적인 편견을 내비치는 것에 대해서도 ‘큰 실수’라고 꾸짖는다”고 평가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