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청문회, 野 "文 방송장악 중심에"..與 '정책질의' 집중
박대출 "사퇴하라" vs 한상혁 "맡은 소임 다할 것"
박원순 성추행 '2차 가해' 성토.."고통방송 수준"
박원순·백선엽 보도 비중 지적도.."보도 불균형"
민주당 '정책질의'에..KBS 수신료 인상 등 거론
우상호 "방송 연쇄 붕괴 되는데..野, 한가한가"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20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한 후보자를 '문재인 정권 3년 어용방송의 중심'이라고 지목하며 편향성 공세에 집중한 반면, 여당은 정책질의를 이어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박광온)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고 검증에 나섰다. 한 후보자는 지난해 7월 이효성 전 방통위원장 사임 후 9월에 임명돼 잔여임기를 채웠고 이번에 연임될 시 3년 임기를 새로 시작하게 된다.
박대출 미래통합당 의원은 "문재인 정권 3년은 방송장악 3년이라고 명명한다. 그 행태들은 목불인견"이라며 "정권 실세들이 독(毒) 묻은 말을 쏟아내고 친여 방송들은 한술 더 떤다. 히틀러 시대와 다를 게 없다. 이런 사상초유의 편파 보도에도 만족 못하는 문재인 정권의 탐욕, 그 중심에 방통위가, 후보자가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 의원이 이어 "진짜 언론 자유를 위해 사퇴할 의향이 없는가"라고 묻자, 한 후보자는 "무거운 책임이지만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YTN과 TBS(교통방송)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들의 2차 가해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박 의원은 "YTN과 TBS에서 진행자들의 박 시장 성추행 관련 2차 가해를 심하게 한다. 피해자들에게는 교통방송이 '고통방송'"이라며 "방송의 정파적 편향이 도를 넘어 피해자를 두 번 울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이 "교통방송에 대해 방송법상 법률 해석을 재해석할 의향이 있느냐"면서 TBS의 보도·시사프로그램의 방송법 위반 여부를 묻자, 한 후보자는 "지난 청문회와 국정감사에서 얘기한 대로"라며 "충분히 법률검토가 이뤄졌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또한 한 후보자는 여권에서 논란을 빚은 '피해 호소인'이란 용어가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쓸 수 있긴 하지만 피해자란 표현이 적절하다 본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바람직한 답변이다. 대통령에게 '대통령 직무 수행인', 방통위원장에게 '방통위 직무 수행인'이라고 하면 안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같은당 김영식 의원은 한 위원장이 지난 2월 종합편성채널(종편) 4개사 대표와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확한 정보 전달'을 요구한 것을 거론하며, "무언의 압박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정보 제공한 위원장 취임 1년간 (방송) 공익성과 공정성이 심히 우려된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또한 "의무 송출 폐지와 종편 조건부 허가가 주요 성과라 했는데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주장과 부합한다"고 지적하자, 한 후보자는 "민언련 입장과 상반되기 때문에 조건부 재승인을 하는 이후에 내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민언련은 승인취소, 승인거부 주장을 계속해왔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자는 민연련 공동대표를 지냈다.
야당은 박 시장과 6·25 전쟁 영웅이면서 친일파 논란이 있는 고(故) 백선엽 예비역 육군대장 관련 보도 비중을 문제삼기도 했다.
박 의원은 "KBS, MBC, YTN, 연합뉴스는 박 시장의 영결식 보도를 다 했는데 백 장군과 관련해선 메인뉴스를 기준으로 보도도 제대로 안 했다"며 "백 장군 분향에 대해서도 한마디도 없다. 광화문 광장에 줄지어 우산을 받쳐들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추모와 애도를 하는데 공영방송들은 보도 하나 안 한다"고 비난했다.
같은당 정희용 의원도 "다부동 전투가 이뤄졌던 경북, 대구와 포항 각 지역, 광화문 광장에서도 분향소를 설치하고 (백 장군을) 추모했다. 이러한 보도의 불균형이 생긴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추궁했고, 한 후보자는 "방송의 편성문제는 전적으로 방송사가 책임과 권한 하에서 진행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결과에 대한 평가는 시청자나 국민이 할 것"이라고 답했다.
야당과 대조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청문위원들은 '정책질의'에 집중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도덕성과 정책능력의 자질을 점검하는 것이 주요 과제인데 연임을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도덕성에 대한 시비는 드러나고 있지 않다"며 "도덕성 문제에 있어선 적절한 후보자라는 평가"라고 치켜세웠다.
우 의원은 이후 "지금 지상파 손익 구조를 보면 SBS까지 포함해 사실상 생존이 불가능해졌다. 기간방송, 공영방송이 무너져서야 공적인 프로그램 품질 문제로 인해 시청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게 불문가지"라며 ▲매체간 균형 발전 정책 지상파 우선순위 지정 ▲KBS 수신료 적정 수준 인상 등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지상파가 무너지고 종합유선방송(SO)이 무너지고 다른 것들이 연속적으로 무너지는 것이 십년 내에 발생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지금 개별 방송사 뉴스가 어떻고 이건 좀 한가해보이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는 야당의 지상파 방송 편향성 공세를 에둘러 힐난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당 윤영찬 의원은 "코로나 와중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의 MAU(월간 이용자수)를 보니까 작년 11월에 '넷플릭스'가 35.3%를 차지하고 있었고, 방송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의 '웨이브'는 24.7%, '왓차' 4.8%였다"며 "불과 7개월 이후 상황보니 49.5%까지 올라갔다. 50%를 넷플릭스가 장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이 "(국내) OTT사업자에 대해선 최소 규제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가"라고 묻자, 한 후보자는 "필요 최소한의 규제원칙이란 부분에선 적어도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은 지켜져야 하고 그러한 원칙을 갖고 살펴볼 생각"이라고 했다.
변재일 의원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가장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포털에 대한 규제, 포털에 대한 책무, 포털의 공공성 확보 이런 것들이 좀 더 논의가 되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상당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오전 질의를 마친 뒤 오후 2시 20분 속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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