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시행 반년..토스·네이버·카카오만 수혜

이후섭 2020. 7. 1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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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82%가 출금이체..토스·카카오 등 수수료 절감에 '흑자전환'
은행은 잔액조회에만 머물러..해외송금 업체 "수수료 절감효과 없어"
보안 등 허들 '여전'.."전자금융업 병행하지 않으면 별 메리트 없어"
자료=금융결제원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오픈뱅킹이 전면 도입된지 반년이 지나면서 70개가 넘는 은행 및 핀테크 업체들로 확대됐고, 여전히 100여 개가 넘는 업체들이 오픈뱅킹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 등 간편송금 및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핀테크 업체들은 수수료 절감으로 즉각적인 수혜를 보고 있지만, 중소형 핀테크 업체들은 기대 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가 높다.

특히 스타트업들에게는 오픈뱅킹 참여를 위한 보안 인프라 구축 및 수수료 등의 허들이 여전히 높아 금융결제망 개방을 통한 금융혁신 촉진이라는 당초 취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핀테크 82%가 출금이체…토스·카카오 등 수수료 절감 혜택 `톡톡`

1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오픈뱅킹 가입자는 4096만명, 6588만개의 계좌가 등록된 것으로 집계됐다. 서비스별 중복을 제외한 가입자는 2032만명으로, 이는 국내 경제활동인구(2821만명)의 약 72%에 달한다. 특히 가입자의 79%가 핀테크 업권을 통해 오픈뱅킹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핀테크 이용현황을 살펴보면 82.5%가 출금이체에 쏠려 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 등 간편송금·결제 업체를 이용한 것이 대다수인 것으로 추정된다. 오픈뱅킹은 그간 폐쇄적이었던 금융결제망을 은행권은 물론 핀테크기업에게 전면 개방하는 사업으로, 핀테크 업체들은 오픈뱅킹을 활용해 간편송금·결제나 해외송금 , 자산관리 위주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오픈뱅킹을 이용하면 간편송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기존 펌뱅킹망을 이용하기 위해 발생했던 건당 400~500원의 수수료가 10분의 1 수준인 40~50원으로 낮춰 은행과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주거래 은행만 선정하면 수수료 계약 체결이 가능해지기에 일일이 계약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앨 수 있다.

이를 통해 지난 4월 토스는 서비스 출시 5년만에 처음으로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도 수수료 인하에 힘입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이미 월간 기준 흑자전환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수익 개선이 더욱 가파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은 잔액조회에만 머물러…해외송금 업체 “수수료 절감효과 없어”

하지만 해외송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업체나 은행 등은 오픈뱅킹 참여로 인한 직접적인 혜택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8개 시중은행이 참여하고 있는 은행권의 오픈뱅킹 이용현황을 보면 잔액조회가 84.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잔액조회 수수료는 오픈뱅킹 이전 건당 10원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월 조회건수 10만건 이하의 중소형 업체만 건당 5원의 경감비용이 적용된다.

한 해외송금 업체 관계자는 “오픈뱅킹 참여로 금융결제망을 이용하면서 조회 속도가 빨라지고, 이용 편의성이 개선되는 등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이 높아진 측면은 있다”면서도 “기존과 비교해 수수료 절감 효과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보안 등 허들 `여전`…“전자금융업 병행하지 않으면 별 메리트 없어”

지난해 12월 전면 도입 당시 47개 기관으로 시작했던 오픈뱅킹에는 현재 7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총 266개 신청업체 중 190곳이 이용 승인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아직 110개가 넘는 기업들이 오픈뱅킹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은 업체들은 자사의 금융서비스와 API 를 연동하는 기능 테스트를 실시하고, 2차 보안점검을 거쳐 금융결제원과 최종 계약을 체결한 후 오픈뱅킹에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대다수 중소업체들은 오픈뱅킹 인가를 받는게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픈뱅킹 참여를 위해 2차 보안 점검을 준비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중소업체 입장에서 주거래 은행을 선정하기도 힘들 뿐더러 서울보증보험에서 보증서를 받아야 하는데 여기서 1차적인 허들이 생긴다”며 “보안 인프라 구축에도 적잖은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어느 정도의 인력과 설비 등이 갖춰진 상태에서도 추가적으로 10억원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형 사업자는 아니지만 일정 수준의 자본력과 인프라를 갖춘 우리 회사도 오픈뱅킹 준비에 8~9개월이 소요됐다”며 “특히 전자금융업 등록 허가를 같이 준비하다보니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전자금융업이 필수는 아니지만, 대형 사업자들이 모두 제공하고 있는 간편송금·결제 등의 서비스를 활용하지 않으면 오픈뱅킹에 참여할 메리트가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영세 업체들에게는 허들로 인식될 수 있겠지만, 혹시라도 모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보안 기준을 더 완화할 수는 없다”며 “소비자 편익을 위해 서민금융기관, 금융투자회사 등 제2금융권 참가기관 확대를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섭 (dlgntjq@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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